두산 노경은. 스포츠동아DB
“10세이브는 해야 소방수라고 말할 수 있겠죠.”
두산 노경은(31·사진)은 지금 팀의 마무리투수다. 승리를 지키고 뒷문을 잠그는 게 그의 역할이다. 아직 세이브 숫자는 4개밖에 되지 않지만,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라도 경기 후반 대량실점 위기가 닥치면 마운드에 올라 실점을 막아낸다. 7일 목동 넥센전, 9일과 11일 잠실 LG전, 14일 잠실 NC전에서 모두 그랬다.
그러나 노경은은 여전히 ‘소방수’라는 호칭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16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아직은 내가 마무리투수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그냥 ‘마지막에 나가는 투수’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다. “아직 10세이브도 못 했는데 소방수라고 말하기는 부끄럽다. 내 역할에 대한 자부심은 그 후에 느끼겠다”는 뜻에서다.
노경은은 올 시즌 출발이 남들보다 조금 늦었다. 당초 마무리투수로 낙점됐지만,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라이브피칭을 하다 타구에 턱을 맞아 미세 골절상을 입었다. 이후 치료와 재활을 거쳐 4월 30일 처음으로 1군에 합류했다.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렸다. 5월 22일 잠실 SK전에서야 첫 세이브를 올렸다.
노경은은 “복귀 후 한동안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내 자리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중인 것 같다”며 “이현승(32) 형이 복귀하면서 나는 물론 팀에도 큰 힘이 된다. 앞으로 좀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