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때처럼…레슬링, 동반메달 부활 꿈꾼다”

입력 2015-06-2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레슬링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확실한 부활을 꿈꾼다.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남자대표팀 박장순 자유형감독(왼쪽)과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감독은 ‘강철 체력, 강한정신’으로 세계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태릉선수촌|남장현 기자

■ ‘올림픽 동반金’ 안한봉·박장순 남자레슬링 대표팀 감독

위기의 레슬링, 리우올림픽 부활 시험대
올림픽 쿼터 걸린 세계선수권부터 전쟁
매일 한계치 훈련…희생 없는 영광 없다


한국레슬링은 역대 올림픽에서 11개의 금메달을 안겨준 효자 종목이다. 그러나 영광만큼 시련도 혹독했다. 2008베이징올림픽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노 골드’의 수모를 겪었고, 2020도쿄올림픽에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퇴출 위기에 내몰렸다. 다행히 한국레슬링은 2012런던올림픽 김현우(그레코로만형)의 금메달로 2004년 아테네대회 이후 8년 만에 금맥을 이은 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선 금 3개(은3·동6)를 따냈다. 그렇다고 아직 부활을 선언할 수는 없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부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정한 시험대다. 금메달 3개를 목표로 잡은 한국레슬링은 올림픽 쿼터가 걸린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선수권부터 본격 경쟁에 나선다. 태릉선수촌은 오래 전부터 매트를 뒹굴며 구슬땀을 흘리는 젊은 레슬러들의 우렁찬 함성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스포츠동아는 47세 동갑내기 ‘절친’이자,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콤비인 안한봉(그레코로만형 57kg), 박장순(자유형 74kg) 남자대표팀 감독과 만나 한국레슬링의 ‘1년 후’를 내다봤다.


-리우올림픽이 코앞이다.


안한봉(이하 안)
: 하루하루 살얼음판이다. 매일 데드포인트(한계치) 훈련을 하고 있다. 점차 강도가 높아지면서 부상자도 늘어나는데, 희생 없이 영광을 얻을 수 없다.


박장순(이하 박) : 자유형에서 마지막 금메달을 내가 땄다. 자유형은 침체기다. 그래도 ‘흙 속의 진주’는 분명 있다. 바르셀로나에서처럼 그레코로만형·자유형 동반 메달을 따는 날을 꿈꾸고 있다.


-지금부터 초점은 어디에 맞췄나.


: 그레코로만형은 세계챔피언을 2명(75kg 김현우·66kg 류한수) 보유했다. 물론 이게 더 부담이다. 챔피언은 수성이 어렵다. 결국 훈련이다. 지금껏 해온 것보다 배 이상 땀을 흘려야 한다. 레슬링은 정직하다. 기술, 체력, 정신력도 도전자처럼 해야 한다.


: 시드 배정부터 생각한다. 미국 세계선수권 6위까지 올림픽 시드가 주어진다. 6위권에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올리고 싶다. 내년도 쿼터 대회는 또 있지만, 일단 이번 대회를 통과해야 올림픽 메달도 꿈꿀 수 있다.

-레슬링이 침체기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데.



: 2004년 이후 훈련 체계가 무너지고, 강도가 약해졌다. 기술 위주로 가면서 체력도 약해졌다. 투기 종목은 체력이 우선이다. 타 종목의 훈련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스케이팅 하체 훈련이나 복싱팀 타격점 훈련 등을 우리에 맞게 바꾸고 있다.


: 자유형은 외국을 바라보지 않는다. 가까운 곳의 김현우를 닮자고 제자들을 독려한다. 경기방식도, 규정도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더 이상 라이벌 의식도 없다. 잘하는 쪽은 끌어주고, 성과가 좀 떨어지는 쪽은 손을 내밀고, 밀고 당기면서 잘해가고 있다.

-선수 관리가 필수인데.



: 부상은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을 때 온다. 챔피언은 다치지 않는다. 한 명이라도 더 올림픽까지 끌고 가야 한다.


: 다치는 데 장사는 없다. 투기 종목은 다치면 1∼2주가 아닌, 한 달 이상 장기 부상이 온다. 그래도 자기관리가 철저하면 부상 빈도도 확실히 줄어든다.

-세계선수권 이외의 대회에도 나선다.



: 7월 스페인 그랑프리, 카자흐스탄 대통령컵, 루마니아 이온시몬 등에 출전하기로 했다. 특히 루마니아대회에는 강력한 경쟁자 러시아대표팀도 출전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국제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한다. 강한 상대와 자주 마주치고, 실력 대결을 하면서 경쟁국 정보 습득은 물론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올림픽 룰 변화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 48kg 등 경량급을 줄이고, 경기규칙도 서구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진다. 솔직히 경량급에서 아시아가 많이 성장해왔다. 체력과 지구력이 중요해졌다. 힘 배분도 필수다.


: 2분 3회전에서 3분 2회전으로 되돌아왔다. 체력과 기술의 조화가 필수다. 자유형은 상·하체를 다 써야하므로 더욱 빨리 지친다.


-대표팀의 좌우명이 있다면.


: ‘도전자와 같은 챔피언’이다. 자신이 도전자라고 생각하면 1등이 되기 위해 더 훈련할 수밖에 없다. 3개의 금메달이 불가능하지 않다.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는 노력과 꿈, 포부가 필요하다.


: ‘눈을 뜨자’다. 딱 한 번이 중요하다. 눈이 열리면 손맛을 알고, 이기는 ‘결’을 느낄 수 있다. 한 번 맥이 터지면 된다. 나와 (안)한봉이 모두 이걸 깨우친 뒤 메달을 땄다. 그 때의 감정을 전해주고자 한다.

태릉선수촌|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