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현 회장 폭행사건’ 입닫은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왜?

입력 2015-06-2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종현 대한유도협회장. 스포츠동아DB

“남회장 컨트롤 못하는 상황” 시각도

“유도인들이 속은 부글부글 끓는데….”

대한유도회 고위관계자는 24일 남종현 대한유도회장의 ‘맥주컵 폭행사건’을 바라보는 유도계의 시선을 이렇게 함축했다. 심정적으로는 당장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어 ‘탄핵’을 추진하고 싶지만, 당장은 사태의 추이만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암담함이 담겨 있다. 이 관계자는 “재판을 해서 형이 확정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대한체육회에서도 제재를 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남 회장이 버티는 한, 상위단체에서 징계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유도회 차원에서 움직임이 있어야 할 텐데 핵심인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함구하고 있다. 겉으로는 단호하게 부정하지만, 유도회에 절대적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의 의중을 살피기 때문이다.

유도계 한 인사는 “남 회장이 던진 맥주잔에 얼굴을 맞는 폭행을 당한 이무희 중고유도연맹 회장은 김 회장의 분신 같은 존재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음에도 남 회장이 폭행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유도회를 20년간 이끌던 김 회장이 대한체육회장으로 영전했을 때, 새 유도회장을 놓고 유도계는 양분돼 있었다. 이때 예상을 깬 남종현 카드를 발탁해 2013년 5월 회장에 오르게 하는 데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 이가 김 회장이라는 것은 정설로 통한다.

남 회장은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아이디카드가 없는 지인들을 유도장에 출입시키려다 제지하는 경찰을 향해 “여기서는 내가 왕이다”는 폭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럼에도 대한체육회가 아무런 사후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을 두고 말이 많았다.

유도계 다른 인사는 “김 회장의 말 한마디면 남 회장은 유도회장 자리를 지키기 힘들 수 있다. 그런데 아직 아무런 신호가 없으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어떤 이유로 남 회장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물론 지금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해서 남 회장이 버틸지는 의문이다. 이미 경찰 수사가 시작된 마당에 재판까지 가서 유죄가 확정되면 대한체육회 규정상 남 회장은 자동 해임된다. 유도인들은 “그러기 전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상식”이라고 하는데, 아직 남 회장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