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숙학교에 전학을 온 소녀 주란 역을 맡은 박보영은 영화 속에서 놀라운 극과 극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연덕이 건네준 사탕을 받아 먹고, 자신의 멀리 뛰기 기록을 수줍은 일본어로 읊을 때에 주란은 순수한 소녀의 모습 그 자체다.
하지만 주란은 하루 아침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어느 날부터 사라진 소녀들과 같은 증상이 몸에 나타나면서 알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되고 눈빛마저 돌변한다. “이 영화로 관객들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박보영의 새로운 얼굴을 보게 될 것”이라는 이해영 감독의 말을 증명하듯 전에 볼 수 없던 감정 연기를 유감없이 발산해낸 박보영은 주란 캐릭터로 또 한번 배우로서의 정점을 찍을 것이다.
기숙학교의 총 책임자 교장 역의 엄지원 또한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강렬한 카리스마를 쏟아냈다. 전학 온 주란에게 온화한 미소로 친절을 베풀던 그녀는 이내 감춰두었던 속내를 드러낸다. 생활교사의 뺨을 연달아 내려치고, 괴성을 지르는 교장에게서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엄지원은 “교장은 아무도 속내를 읽을 수 없는 베일에 싸인 인물인데 주란과 대립각을 이루다가 결정적인 순간 숨겨진 모습을 드러낸다. 개인적으로 즐거운 경험이었고 관객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연기 변신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며 놀랄만한 변신을 선물해준 교장 역할에 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박보영, 엄지원의 두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