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준태. 스포츠동아DB
“홈런 치고 싶어요.”
롯데 포수 김준태(21·사진)는 28일 사직 넥센전을 앞두고 쑥스럽게 웃었다. 그는 2013년 10월 2일 사직 삼성전 이후 처음으로 선발 마스크를 썼다. 27일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한 안방마님 강민호(30)는 이날 경기에서 제외됐다. 포수로 유일하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김준태가 약 1년 8개월만이자 올 시즌 처음 선발포수로 낙점된 것이다. 이날 8번 타순에 자리 잡은 그에게는 프로 데뷔 후 2번째 선발출전이다.
김준태는 2012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경남고 시절 배터리 호흡을 맞춘 ‘절친’ 한현희(넥센)가 선발등판하면서 김준태의 출전은 좀더 특별해졌다. 한현희는 경남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부산지역에서 38이닝 63탈삼진 방어율 제로를 기록한 바 있다. 그 시절 영광을 나눈 포수가 바로 김준태였다. 당시 경남고 은사였던 롯데 이종운 감독은 “둘이 고교 시절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우투좌타인 김준태가 올 시즌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 한현희에게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롯데에선 김준태의 타격 재능을 높이 사고 있다.
한현희의 공을 수백 번 수천 번 받았지만,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 더욱이 프로에 입단해 둘의 위치는 크게 달라졌다. 한현희가 2년 연속 홀드왕(2013∼2014년)을 차지하고 올해 넥센의 3선발을 맡고 있는 반면 김준태는 아직 유망주에 불과하다.
그러나 친구에게 뭔가를 꼭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김준태는 “1년 위인 삼성 (심)창민이 형하곤 고등학교 때 상대해봤는데, 현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격에 자신 있었는데 공이 잘 안 보이더라. 그래도 친구 볼은 쳐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리고는 0-5로 뒤진 3회말 1사 후 첫 타석부터 친구에게서 우전안타를 뽑아낸 뒤 5회말 2번째 타석에서도 2루 쪽 내야안타로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사직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