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시청률 조사 경쟁체제 구축

입력 2015-06-29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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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은실이’-MBC ‘왕초’(아래)

■ 1999년 6월 29일

1999년 오늘, 시청률 조사 시장에서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한국과 영국의 합작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TNS, 현 TNmS)가 시청률 조사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그 이전 독점적으로 시청률을 조사해왔던 미디어서비스코리아(MSK, 현 AC닐슨코리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TNS는 그 이튿날 서울지역 가구를 대상으로 한 첫 시청률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어 10월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으로 그 조사 대상을 넓혀갔다. 또 케이블 및 위성채널 시청률 수치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MSK는 서울지역 300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는 점에서 TNS의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TNS는 주파수를 읽어 시청 채널이 바뀔 때마다 그 파장을 통해 시청률을 기록하는 MSK의 피플미터 방식과 달리 시청 화면을 읽어 메인 컴퓨터에 입력된 화면과 비교해 시청 채널을 파악하는 픽처 매칭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TNS는 예정대로 30일 시청률 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리고 MSK와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TNS는 27.1%의 MBC 드라마 ‘왕초’와 SBS ‘은실이’(24.9%)를 각각 1, 2위로 발표했다. KBS 2TV ‘서세원쇼’, MBC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선택’과 일일극 ‘하나뿐인 당신’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MSK 조사에서는 28.6%의 ‘은실이’와 27.3%의 ‘왕초’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KBS 1TV ‘뉴스9’와 일일극 ‘사람의 집’ 그리고 ‘서세원쇼’가 3∼5위에 올랐다. 이런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좁아지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에 방송가와 시청률을 중심으로 방송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방송가와 두 회사는 그 명확한 차이를 설명하지 못했다. 조사 대상이 되는 패널이나 표본추출 과정과 분석 방식 등이 다르지만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다.

두 회사의 경쟁과 신경전은 오래도록 계속됐다. 양측은 법적공방까지 벌이면서 각기 자사 조사 결과의 정확성을 강조했다. 현재 AC닐슨코리아와 TNmS는 각기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시청률을 조사, 발표한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TV로만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대는 지났다. 케이블채널과 IPTV 등 다채널시대가 된 지 오래며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을 통한 시청도 일반화했다. TV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의 인기도를 따지기엔 무리인 시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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