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름, 스테이지, 라이브 그리고 ‘솔루션스’

입력 2015-06-29 0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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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스, 사진|해피로봇레코드

현재 밴드씬에서 가장 핫한 그룹을 꼽자면 솔루션스를 빼놓기 힘들다.

밴드와 신스팝 사운드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솔루션스의 음악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기호를 제대로 잡아내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많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런 솔루션스가 이번에 내놓은 새 EP 앨범 ‘NO PROBLEM!’은 기존 사운드에 키치하고 캐주얼한 감성이 더욱 강조된 작품이다.

이런 산뜻하고 캐주얼한 감성은 앨범 재킷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솔루션스의 멤버들이 직접 다양한 동물탈을 쓰고 앨범 타이틀의 철자를 들고 있는 모습은 살며시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유머러스하다.

박솔은 “앨범 재킷 이미지 회의를 할 때 재밌게 만들자고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방향을 잡다보니 이런 이미지가 나왔다”며 “가면을 쓰고 제목 피켓을 직접 들고, 옷도 컬러풀하게 콘셉트를 잡았고, 사진도 잘 찍어줘서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에 혹시 실제 무대에서도 가면을 쓰고 올라올 계획이 있냐고 묻자 “아무래도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해야 해서 공연 때 직접 쓰고 나오긴 힘들 것 같다”며 “무대용 아이디어는 앞으로 다른 걸 만들어야 겠다”라고 답해 살짝 아쉬움(?)을 남겼다.

재킷에서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부분은 솔루션스의 멤버의 수로, 이번 앨범을 계기로 솔루션스는 기존 보컬 박솔과 기타 나루 2인조에서 베이스 권오경과 드럼 박한솔이 정식멤버로 포함된 4인조 밴드로 재편됐다.

박솔은 “원래는 나루형과 둘이 했는데, 사실 (권)오경이 형과과 (박)한솔이도 첫 앨범과 첫 라이브부터 밴드를 처음부터 쭉 같이 해왔다. 그렇게 3년 동안 같이 하다 보니 합도 잘 맞고 서로 잘 알기도 잘 안다”라며 “앞으로 우리가 다음 스텝을 밟기 위해선 둘보다는 넷이서 좀 더 밴드적인 사운드가 필요할거라는 생각이 있어 정식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같이 하다 보니 의견을 나누고 작업할 때 아이디어나 더 소재가 많아진다”며 “이번 앨범도 재밌게 잘 나온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전부터 어딘가 여름에 어울리는 솔루션스의 음악이었지만 ‘문제없어’라는 제목처럼 한층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가 더해진 이번 앨범은 더욱 이들의 여름 공연을 기대케 하고 있다.

특히나 선공개곡의 제목은 바로 무대를 뜻하는 ‘Stage’로 은근히 여름 페스티벌과 같은 무대를 의식하고 만든 것이 아니냐는 엉뚱한 의혹이 들게 하고 있다.

이에 박솔은 “페스티벌을 의식하고 낸 것은 아니다. 솔직히 페스티벌을 1년에 몇 번이나 나가겠나”라며 웃었다.

이어 “우리는 늘 무대 위가 즐겁다. 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콘서트도 있고, 무대 위에서 사는 사람들이다보니 무대 위에서 많은 감정을 느낀다”라며 “그런 감정과 항상 우리 공연에서 함께 해주는 사람들에게 뭔가 표현을 하고 싶었다”라고 ‘Stage’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박솔은 “나 같은 경우는 무대에 설 때가 삶에서 제일 행복하다”라며 “무대에서 노래할 때 감정을 가사를 쓸려고 보니 멤버와 팬들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더라. 스테이지 위와 아래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하 노래다”라고 무대 위와 아래 모든 사람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번 앨범에서 주목을 끄는 또 하나의 곡은 바로 타이틀곡 ‘Love You Dear’로, 솔루션스 특유의 록과 일렉트로닉의 감각적인 교차가 담겼다.

‘Love You Dear’의 특별함을 더해주는 또 다른 이유는 보너스 트랙인 ‘Love You Dear (Miami Ver.)’ 때문으로, 마이애미 버전은 카니예 웨스트, 레드 제플린, 존 레전드와 롤링스톤스 등 유명 가수들과 함께 작업한 명 프로듀서 지미 더글라스와의 합작품이다.

솔루션스는 “이번 앨범의 마스터링은 미국 뉴욕의 스털링(Sterling Sound)에서 진행됐는데, ‘Love You Dear (Miami Ver.)’은 지미 더글라스와 함께 녹음하고 믹스, 마스터링까지 같이 해서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솔은 “마이애미는 날씨나 환경이 너무 좋다. 그래서 더 즐겁게 작업을 한 것 같다”며 “마이애미에서 작업을 마치고 텍사스 SXSW에 참가했다. 우리 공연도 공연이지만 유명한 밴드들이 일주일 내내 여기저기서 공연을 하고 있어서 우리도 많이 보고 즐기다 왔다”라고 미국에서의 시간을 전했다.

더불어 박한솔과 권오경은 “일단 이번 앨범은 사운드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거기에 주의 깊게 들으면 재밌을 거다”라며 “또 ‘Love You Dear (Miami Ver.)’에는 우리가 직접한 코러스가 들어가 있다. 그걸 찾아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거다”라고 감상 포인트를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재미있는 점은 그동안 솔루션스 음악이 대부분 영어가사로 돼 있었던 것에 비해 이번 앨범은 한글 가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으로, 박솔은 “영어로 쓴 가사가 많다 보니 우리가 갇혀있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글로 하면 팬들도 쉽게 들릴 것이고 우리도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루는 “처음부터 영어로만 쓰자 그런 의도도 아녔고, 이번에도 일부러 굳이 한글을 쓰자 그런 것도 아니다. 좋은 방향으로 그때 그때 맞게 쓰는 것 뿐이다”라고 가사의 내용이 아닌 언어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결성 당시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영어가사를 써왔다는 이야기에 대해선 “그건 와전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솔은 “그냥 곡을 만들다보니 멜로디라인을 살리기 위해 음절을 나누는 게 영어가 더 잘 어울려서 영어를 쓴 거다. 그러니까 곡을 살리려고 가사를 쓴 거다”라며 “억지로 해외를 나가야겠는 생각은 없다. 이전에 해외에서 공연을 한 것도 그냥 기회가 돼서 나간 거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다가 좋은 기회가 오면 또 나가서 재밌게 하는 거지, 우린 나가서 해야 돼하면서 억지로 기회를 만드는 건 아닌 거 같다”라고 솔루션스의 해외진출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를 바로잡았다.

가사의 언어 선정과 함께 또 한 가지 솔루션스에 대해 분명히 해둘 부분은 이들의 기반은 ‘락’이라는 점이다.

최근 언더씬에서는 EDM과 락의 결합을 추구하는 밴드를 종종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밴드보다는 EDM사운드에 기반을 두는 그룹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솔루션스는 분명 락사운드가 기반으로, 그 위에 신디사이저나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해지는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나루는 “우리는 드럼사운드 자체가 락이다. 드럼 베이스와 기타가 더 드러나는 방향으로, 우리 노래 중에 EDM 비트가 들어가는 경우는 아예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락 기반의 음악에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얹어진 거다. 물론 곡에 따라서 신스 사운드가 중심이 돼 흘러가는 경우가 있고, 양념식으로 들어가는 곡이 있지만 기본은 락 밴드다. 다만 멤버들이 8~90년대 신스를 좋아해 그런 느낌이 있긴 하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락과 신디 사운드를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버무려내는 것은 솔루션스 멤버들의 재능이자 특징으로, 이런 감각적인 음악들로 인해 여성팬이 많은 밴드로도 유명하다.

이에 박솔은 “락 밴드긴 한데 많이 헤비하지도 않고, 팝적인 성향도 있다 보니 여성분들이 쉽게 빠져들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나름의 이유를 분석했다.

더불어 “그런데 요새 남성팬들도 공연장에 많이 온다. 남성분들은 진짜 좋아하지 않으면 직접 오지 않는 경향이 많은데, 고무적이다. 되게 좋은 거 같다”라고 남성팬의 증가에 흐뭇함을 드러냈다.

나루는 “우리는 밴드다보니까 라이브에서 우리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팀이다. 우리음악을 듣고 흥미를 느꼈다면 꼭 단독콘서트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공연을 보러오면 좋을 것 같다. 그럼 새로운 즐거움이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그렇다고 반드시 라이브만 고집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혹시라도 ‘뮤잭뱅크’나 ‘인기가요’ 같은 순위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나갈 생각이 있냐는 다소 뜬금없는 질문에 솔루션스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렇다. 못나갈 이유도 없다”라고 답해 이들이 출연하는 모습을 기대케 했다.

이와 함께 우연찮게 대부분의 앨범이 여름 즈음에 나오면서 여름에 어울리는 밴드라는 이미지도 지니고 있는 솔루션스는 “우리도 여름을 좋아한다”며 “또 아무래도 신나는 노래가 많다보니까 그런 것 같다. 특히 이번 앨범은 더 그렇기도 하다”라고 덧붙여 더욱 신나고 시원해진 여름 무대를 기대케 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솔루션스, 사진|해피로봇레코드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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