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가수가 본 K-POP… “혐한? 좋아하는 사람 여전히 많아”

입력 2015-06-29 0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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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의 일본 공연 모습, 사진|에이큐브

에이핑크의 일본 공연 모습, 사진|에이큐브

최근 일본 내 K-POP 시장과 관련해 자주 들려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한류(韓流)는 죽었다’이다.

실제 과거 동방신기와 카라, 소녀시대, 빅뱅 등이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K-POP 붐이 일던 당시를 생각하면 확실히 열기가 시들해진 감이 있다.

여기에 2ch, 야후재팬 등의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넷우익’과 도쿄와 오사카 등에서 벌어지는 헤이트 스피치 집회에 관련된 소식을 보고 있자면 일본에는 더 이상 K-POP이 발붙일 곳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반대로 동방신기나 샤이니, 빅뱅 등이 변함없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방탄소년단이나 에이핑크, 마이네임 등 후발 주자들이 오리콘 차트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한류는 죽은 것인지, 아니면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혹자가 말하는 것처럼 한류라는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지고 만다.

물론 그 땅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현지인이 아닌 이상 어떤 현상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반응이나, 현지 고유의 정서 등은 정확히 알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고 공유하는 현지인의 반응과 평가는 그 결과를 도출해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현지인이 이 현상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이다.

때마침 랩퍼 써니사이드 MJ의 소개로 한국의 서울을 찾은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인 코바야시 케이 씨를 만날 수 있었고, 짧게나마 그녀에게 K POP 한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친한파이자 지한파인 코바야시 케이인만큼 일단은 K-POP에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그녀는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FOR YOU로 오리콘 싱글차트 위클리 정상에 올랐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은 최근 FOR YOU로 오리콘 싱글차트 위클리 정상에 올랐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한류는 죽었다’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코바야시는 “그런 것 같지 않다. 여전히 동방신기나 빅뱅은 일본 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한 그들의 뒤를 이을만한 대형 스타의 부재에 대해서도 그녀는 “(K-POP이 인기를 끈 이후)한국 음악의 인기가 많아졌다. (아이돌 음악이 아니더라도)자이언티나 다이나믹듀오 같은 한국의 힙합 음악도 요즘 상당히 인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특정 그룹이나 음악에 몰리던 K-POP 시장이 좀 더 다양성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이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만하다.

한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극우세력들과 관련해 코바야시는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듯이 그건 어딜 가나 마찬가지다. 마찬가지로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2ch 같은 사이트가 커지고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우익 성향의 사람들이 많아서 더 커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 (한국가수가 활동을 하지 못할)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일본음악을 소비하는 사람이 극히 적은 상황에서 ‘문화의 교류’가 아닌 ‘일방적인 수출’만을 추진해 반감을 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코바야시는 “솔직히 과거 한일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본의 음악이나 문화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걸 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일본에서 한국의 음악을 받아들이는 것과 한국에서 일본의 음악을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라며 “그래도 일본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그런 교류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코바야시 케이(小林 慶) : 도쿄에서 활동 중인 여자 솔로 가수로, 2010년 ‘Ballet In Blue’, 2012년 ‘Luv Life’를 발표했다. 한국의 음식과 분위기를 좋아해 자주 방문하고 있으며, 특히 인사동을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꼽았다.
힙합과 재즈 음악을 선호하며 써니사이드 MJ를 비롯 한국 랩퍼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추진 중에 있다.
마이네임은 세 번째 정규앨범 ‘I.M.G.~without you~’로 오리콘 데일리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사진|에이치투미디어

마이네임은 세 번째 정규앨범 ‘I.M.G.~without you~’로 오리콘 데일리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사진|에이치투미디어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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