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제3편]왕을 만날 수 있을까? 마드리드 왕궁

입력 2015-06-30 0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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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 제공

왕을 만날 수 있을까? 마드리드 왕궁 Palacio Real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공백이 되어버린 시간에 숙소 앞 왕궁을 관람하기로 했다. 스페인 건축물의 절정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대단한 그곳으로 향하는 길, ‘전 세계를 재패한 이들의 왕실은 과연 얼마나 화려할까. 어떤 상상치도 못할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까.’ 멈출 수 없었던 혼자만의 너무나 당연한 질문들.

오후의 왕궁 앞은 이틀간 보아왔던 평소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늘 긴 줄이 서있던 매표소 앞은 텅 비어 있었고, 왕궁 앞 광장에는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폴리스 라인Police line이 쳐져 있었다. 뭔가 특별한 이벤트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일렬로 늘어선 채 출동을 기다리는 경찰 오토바이들이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내부를 관람하려던 계획은 자연스레 사라져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정문 앞으로 가서 앉았다. 늘 굳게 닫혀있던 정문은 열려있었고 말을 탄 호위병들이 그 앞을 지키고 서있었다. 때때로 호위병들은 예행연습이라도 하는 듯, 주위를 돌며 서로의 박자를 맞추는 것도 같았고 어디선가 한 무리의 호위병들이 더 나타나 무슨 의식 같은 것을 행하고 사라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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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틈 사이로 들려온 한국말, “왕이 왔나본데.” 대수롭지 않게 들렸던 그 한 마디가 갑작스레 나를 그 자리에 붙잡아 두었다. 눈앞의 왕궁이 공식적인 스페인 왕실의 관저이지만 왕실 가족은 마드리드 외곽의 작은 궁전에 머물고 있다는 인터넷 기사가 떠올랐기 때문. ‘왕을 볼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그 자리를 떠나지 않던 사람들 모두 그 작은 희망을 이루기 위해 함께 기다리는 것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왕궁 안에서 수 십대의 차량이 빠져나가고 마지막으로 검은 차량 한 대가 유유히 뒷모습을 보이며 자취를 멀리하는 순간, 근위병도 경찰 오토바이도 모두 함께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왕궁은 다시 오전의 평범한 공간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했다. 왠지 내부 관람은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주인을 봤으니 굳이 집 구경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왕가의 집을 보고 간 수많은 이들이 보지 못했던 단 한 가지를 봤다는 값비싼 자부심이 발길을 숙소로 돌리게 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 다시 왕궁을 찾았다. 검게 물든 하늘 아래 기타를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는 마드리드의 모든 평화를 들려주었다.

TIP. 왕궁 주변 볼거리

알무데나 대성당 Catedral de la Almudena

마드리드 왕궁을 바로 옆에서 지키고 있는 대성당. 왕궁 앞마당 격인 아르메리아 광장을 사이에 두고 있다. 현재 로마 카톨릭 교회의 마드리드 대교구 주교좌성당으로 사용되며 중세 시대 이슬람교 모스크가 있던 자리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예배당이 미완성인 채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려 1993년 준공된 이 성당의 부속 건물과 조각상들은 네오고딕 양식에서부터 팝아트 데코 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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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테 광장 Plaza de Oriente

마드리드 왕궁의 동쪽에 펼쳐져 있어 동쪽이라는 뜻의 ‘Oriente'라는 이름을 얻은 광장으로 반란군이 궁전으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광장 중앙에는 펠리페 4세의 기마상과 분수대가 있고 주변에는 옛 카스티야 왕국을 지배했던 역대 국왕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주변에 유명한 오페라하우스 레알 극장Teatro Real이 있고, 어둠이 내리면 가로등 불빛아래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로맨틱한 공간으로 변한다.

사바티니 정원 Jardines del Sabatini

마드리드 왕궁에 딸린 대규모 정원으로 이 정원을 설계한 이탈리아 건축가 프란체스코 사바티니의 이름을 따왔다. 왕궁의 정원답게 짙은 녹음이 우거져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1978년 현 국왕인 후안 카를로스 1세에 의해 일반에 개방되어 지금은 마드리드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 받고 있다. 곳곳에 아름다운 조각상과 분수대가 정원의 품위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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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마드리드 여행 준비하기

-항공권
대한항공이 인천 – 마드리드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을 주 3회(월, 수, 금) 운항한다. 마드리드의 바하라스 국제공항은 스페인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수많은 국제선과 국내선을 운항한다.

-통화 및 환전
스페인은 유로화(EUR, €)를 사용한다. 보조화폐로 센트(CENT, ¢)를 사용하며 100센트가 1유로이다. 동전은 1센트부터 2센트, 5센트, 10센트, 20센트, 50센트, 1유로, 2유로까지 다양하게 있고 지폐는 5유로부터 10유로, 20유로, 50유로, 100유로 까지 있다.
국내에서 유로화로 환전해가면 도착하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바하라스 공항 내에도 환전소가 있다. 시내에서는 메트로 역, 은행, 호텔 등에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제품 사용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플러그 모양도 같아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자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비자
한국과 스페인 양국 간의 협정으로 단순 관광을 위한 방문 시 90일간은 무비자로 체류 가능하다. 그러나 관광 이외의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90일 이상 체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주한 스페인 대사관에서 입국 목적에 맞는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택시, 공항버스, 메트로 그리고 광역 열차인 세르까니아스Carcanias가 있다.
택시 – 공항에서 시내 중심의 솔 역까지는 약 30유로.
공항버스 – 요금은 5유로. 24시간 운영한다. 바하라스 공항의 1번, 2번, 4번 터미널에서 각각 승객을 태운 버스는 오도넬O'Donell, 시벨레스Cibeles, 아또차Atocha 순으로 3번 정차한다. 하지만 심야시간(23시 50분 ~ 새벽 5시 40분)에는 시벨레스 까지만 운행하며 요금은 최대 20유로 지폐까지만 받는다.
메트로 – 터미널4에 메트로 8호선이 출발하는 Aeropuerto 역이 있다. 두 정거장 후에 터미널 1,2,3과 연결되는 역이 별도로 있다. 8호선 종점인 Nuevos Ministerios 역까지 와서 시내로 향하는 노선으로 환승하면 된다.
세르까니아스 – 공항에서 가장 빨리 시내에 갈 수 있는 방법. 하지만 터미널 4에서만 출발하고 운행 횟수가 적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공항버스의 종착지인 아토차역을 지나 프린시페 피오Principe Pio 까지 운행한다. 시내로 들어가는 관문인 아토차역 까지는 26분이 소요된다.

-오렌지 유심
하루 만원에 육박하는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와이파이존을 찾아다니기 싫은 여행자들을 위한 최고의 아이템. 스페인 내에서 사용 가능한 선불 유심으로 1기가바이트를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을 약 10유로에 구매할 수 있다. 솔 광장에 유심을 살 수 있는 커다란 오렌지 매장이 있다.

제공 :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TRAVEL MAGAZINE GO ON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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