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제5편]참새와 방앗간, 산미구엘 시장

입력 2015-06-30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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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 제공

참새와 방앗간, 산미구엘 시장 Mercado de San miguel

밤 9시나 되어야 어둑해지는 마드리드. 때문인지 숙소로 돌아가는 시간은 늘 자정 무렵에 가까웠다. 그리고 늘 같은 곳에 들러 하루를 마감하고 숙소로 향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마치 당연하다는 듯 발걸음을 향한 곳은 산미구엘 시장. 숙소가 인근에 위치한 탓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저렴하게 현지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값싼 음식들 때문이었다. 100년이 넘은 전통시장이라는 말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 멋진 외관을 보고 처음에는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 전통시장에 대한 낡은 편견을 말끔하게 치워준 산미구엘 시장은 내가 사는 동네에 꼭 하나 쯤 있길 바라는 위시 아이템이 되고 말았다. 어두운 밤 주황색 불빛이 통유리 사이로 새어나오는 광경은 마치 가로수길의 어느 분위기 좋은 카페를 연상시킬 만큼 세련된 모습. 안으로 들어가면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사람들의 흥겨움에 시간마저 무색해진다. 상점의 종업원과 손님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바에 서서 한 잔의 술과 한 조각의 타파스를 즐기는 사람들, 기기묘묘한 요리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먹을 것을 고르는 여행자들. 장인 정신을 발휘하며 재빠른 손놀림으로 아름다운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는 요리사들. 모두가 함께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고 뿌듯한 곳이 바로 산미구엘 시장이다. 배가 고프면 커다란 볶음 팬에 가득한 빠에야나 두툼한 소고기 패티를 즉석에서 구워주는 버거를 먹으면 되고, 와인 한 잔이 생각나면 숙성된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주는 짭짤한 하몽이나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곳으로 가면 된다. 달달한 샹그리아도 빠질 수 없다. 여느 레스토랑에서 주는 샹그리아 보다 더 많은 과실이 담긴 이곳의 샹그리아가 진짜 '에스파냐'스럽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톡톡 튀는 멋과 향의 디저트는 달콤한 잠을 부르는 마지막 전령사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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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좁은 테이블을 나누는 이들과 짧은 친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의 사진사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고단했던 하루를 지우고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기대하게 해주던 곳. 폐장을 알리는 구수한 스페인어 안내 멘트와 음악이 그렇게도 아쉽게 들리던 곳. 여행을 잠시나마 가슴 깊숙이 맛보게 해주던 곳. 바로 마드리드의 시장 아닌 시장, ‘메르카도 데 산미구엘’이다.

TIP. 산미구엘 시장 가는 법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광장인 마요르 광장의 여러 출입문 중 북서쪽 문, 마드리드 왕궁 방향으로 나오면 금방 산미구엘 시장이다. 반대로 마드리드 왕궁에서 찾아간다면 알무데나 대성당에서 마요르 광장 방향으로 길을 건너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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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산미구엘 시장 주변 명소

보띤 Botin

1725년 문을 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 보띤. 마요르 광장 인근에 있는 보띤을 찾아가면 이곳의 오랜 역사를 인정하는 기네스북 공식 인증서가 먼저 여행자를 반긴다. 세계적인 소설가 헤밍웨이의 단골 식당이었던 곳으로 잘 알려진 이곳의 대표 요리는 ‘코치니요 아사도’라는 이름의 새끼 통돼지구이 요리다. 그 명성 때문에 늘 자리 다툼이 치열한 곳이니 예약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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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마드리드 여행 준비하기

-항공권
대한항공이 인천 – 마드리드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을 주 3회(월, 수, 금) 운항한다. 마드리드의 바하라스 국제공항은 스페인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수많은 국제선과 국내선을 운항한다.

-통화 및 환전
스페인은 유로화(EUR, €)를 사용한다. 보조화폐로 센트(CENT, ¢)를 사용하며 100센트가 1유로이다. 동전은 1센트부터 2센트, 5센트, 10센트, 20센트, 50센트, 1유로, 2유로까지 다양하게 있고 지폐는 5유로부터 10유로, 20유로, 50유로, 100유로 까지 있다.
국내에서 유로화로 환전해가면 도착하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바하라스 공항 내에도 환전소가 있다. 시내에서는 메트로 역, 은행, 호텔 등에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제품 사용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플러그 모양도 같아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자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비자
한국과 스페인 양국 간의 협정으로 단순 관광을 위한 방문 시 90일간은 무비자로 체류 가능하다. 그러나 관광 이외의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90일 이상 체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주한 스페인 대사관에서 입국 목적에 맞는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택시, 공항버스, 메트로 그리고 광역 열차인 세르까니아스Carcanias가 있다.
택시 – 공항에서 시내 중심의 솔 역까지는 약 30유로.
공항버스 – 요금은 5유로. 24시간 운영한다. 바하라스 공항의 1번, 2번, 4번 터미널에서 각각 승객을 태운 버스는 오도넬O'Donell, 시벨레스Cibeles, 아또차Atocha 순으로 3번 정차한다. 하지만 심야시간(23시 50분 ~ 새벽 5시 40분)에는 시벨레스 까지만 운행하며 요금은 최대 20유로 지폐까지만 받는다.
메트로 – 터미널4에 메트로 8호선이 출발하는 Aeropuerto 역이 있다. 두 정거장 후에 터미널 1,2,3과 연결되는 역이 별도로 있다. 8호선 종점인 Nuevos Ministerios 역까지 와서 시내로 향하는 노선으로 환승하면 된다.
세르까니아스 – 공항에서 가장 빨리 시내에 갈 수 있는 방법. 하지만 터미널 4에서만 출발하고 운행 횟수가 적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공항버스의 종착지인 아토차역을 지나 프린시페 피오Principe Pio 까지 운행한다. 시내로 들어가는 관문인 아토차역 까지는 26분이 소요된다.

-오렌지 유심
하루 만원에 육박하는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와이파이존을 찾아다니기 싫은 여행자들을 위한 최고의 아이템. 스페인 내에서 사용 가능한 선불 유심으로 1기가바이트를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을 약 10유로에 구매할 수 있다. 솔 광장에 유심을 살 수 있는 커다란 오렌지 매장이 있다.

제공 :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TRAVEL MAGAZINE GO ON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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