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택한 김동광 감독

입력 2015-07-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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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배’라던 남자농구대표팀 지휘봉, 김동광 감독은 “누군가는 맡아야 할 자리”라며 기꺼이 이를 수락했다. 김 감독은 2001년 이후 14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스포츠동아DB

■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표팀 지휘봉

개최국 중국·강호 이란·블라체 귀화 필리핀
우승국에만 올림픽 티켓…불발땐 비난 한몸
김동광 감독 “누군가 맡아야 할 자리” 수락


김동광(62) 전 삼성 감독이 남자농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농구협회는 9월 중국 후난성에서 열리는 2015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할 대표팀 사령탑으로 29일 김 감독을 선임했다. 남자프로농구 2000∼2001시즌 삼성의 통합우승을 이끈 공로로 2001년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대표팀을 맡았던 김 감독은 이로써 14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 대표팀 감독을 아무도 원치 않았던 이유


이번 대표팀 감독 자리는 ‘독배’라는 평가를 받았다. 9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리는 올해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다. 우승국에만 출전권이 돌아간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아시아 최강 이란의 전력이 여전하고, 중국은 개최국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또 필리핀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안드레이 블라체(29·211cm)를 귀화선수로 출전시킨다. 우리 대표팀에는 모두 부담스러운 상대들이다. 이번 대회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경우, 비난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모든 프로구단 감독들이 대표팀 지휘봉을 꺼린 이유다.

당초 대한농구협회는 지난 2년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함께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내정했지만, 두 감독 모두 고사했다. 협회는 결국 경기력향상위원으로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왔던 김동광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김 감독은 “누군가는 맡아야 할 자리 아닌가. 그 주사위가 나에게 왔다. 농구에 평생을 바쳤다. 대표팀을 다시 맡는다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감독직 수락 이유를 밝혔다.


길지 않은 준비기간, 선수 구성은?

이제 관심은 대표팀 구성에 모아진다. 대표팀은 7월 20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훈련에 돌입한다. 2개월여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김동광 감독 체제에서 선수들이 손발을 맞춰야 한다. 김 감독은 “여유가 별로 없다. 지난해 유재학 감독이 만든 대표팀의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선수 구성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다만 문태종(40·오리온스), 김주성(36·동부)과 같은 노장보다는 세대교체를 위해 대학선수들을 선발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 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도 능력은 충분히 있다. 최상의 전력을 꾸릴 수 있도록 고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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