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해외 리메이크가 점령한 안방극장

입력 2015-07-0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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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기획자의 치열한 고민이 녹아든 창작드라마에 대한 갈증은 웹툰을 원작으로 하거나 해외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드라마가 유행처럼 늘어나면서도 그 성과는 미약한 탓이다. 사진은 일본 원작만화를 리메이크한 SBS ‘심야식당’. 사진제공|SBS

밤을 걷는 선비·너를 사랑한 시간 등
웹툰·해외 리메이크 작품 포화 상태
대부분 화제성 비해 완성도 못미쳐
창작 드라마 갈증 커지며 PD들 고뇌

“괜찮은 드라마 시놉시스(드라마 줄거리 또는 개요) 없나요?”

인기 웹툰과 해외 원작을 토대로 한 드라마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제작 일선 드라마 PD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은 케이블채널 tvN ‘미생’ 이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와 일본, 대만 등 해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순수 창작 드라마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KBS 2TV 웹툰 원작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 사진제공|KBS


올해 상반기 SBS ‘하이드 지킬, 나’ ‘냄새를 보는 소녀’, tvN ‘호구의 사랑’, ‘슈퍼대디 열’, ‘구여친클럽’에 이어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오렌지 마말레이드’, 8일 방송을 앞둔 MBC ‘밤을 걷는 선비’는 모두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하반기 김태희와 신민아의 컴백작인 SBS ‘용팔이’와 ‘저녁 같이 드실래요’, tvN으로 방송 편성을 확정한 ‘치즈인더트랩’까지 그야말로 웹툰이 안방극장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원작의 인기로 작품성을 검증 받은 웹툰은 드라마 제작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미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청률이나 완성도 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해외 인기 원작 리메이크 드라마도 예외는 아니다. 4일 첫 방송한 SBS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은 일본 원작만화를 시작으로 드라마, 영화까지 흥행 신화를 쓴 작품. 국내에서도 상당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역시 대만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의 리메이크작이지만 모두 원작의 완성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원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화제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동시 공략하기에 수월하다는 이유로 열풍에 가까운 관심을 모았던 웹툰 및 해외 원작 드라마들이 잇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창작의 고민이 묻어나는 작품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는 “이미 웹툰 원작 드라마가 포화상태인데도 내년 방송 편성을 기다리는 작품의 절반이 웹툰을 영상화한다. 이에 ‘창작’이 아닌 ‘각색’ 쪽으로 선회한 작가도 있다”면서 “작가정신이나 창작의 고민과 고통의 흔적이 엿보이는 참신한 창작물이 부재한 상황의 여파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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