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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종운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무엇보다 롯데 야구단의 방향성을 따라잡기가 힘들다. ‘조용한 리빌딩’을 지향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내일이 없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그나마 결과마저 뒷받침되지 않자 여론은 냉각되고 있다. 분노의 바닥에는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진정시킬 컨트롤타워가 안 보이는 데서 분노는 낙심으로 치닫고 있다.
#다른 구단에서 없는 일이 롯데에서 유독 자주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롯데가 디테일에서부터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증거다. 일례로 손아섭, 강민호는 부상을 입은 뒤 한참 지나서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 기간 롯데는 귀중한 엔트리를 허비했다. 코치진과 트레이닝파트, 선수단 사이의 소통 수준에 의구심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6월 선수단과 프런트의 메리트 재협상은 그 자체부터 씁쓸하지만, 이렇게 민감한 사안이 외부로 흘러나간 현실은 더 큰 문제다. 전 구단주대행이 한 발 물러섰음에도 현장과 프런트를 가리지 않는 ‘줄 세우기’도 근절되지 않은 듯하다. 이창원 사장과 이윤원 단장의 개혁의지가 아무리 선하더라도 그들을 둘러싼 상황은 엄혹하다.
#팜은 씨가 말랐는데 주력 투수들은 계속 늙어가고 있다. 린드블럼 같은 특급 외국인투수가 언제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을지 미지수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지 모른다. 상황이 암담하다고 자기만 살려고 명분 쌓기에 골몰하다가는 또 공멸한다. 지금 롯데의 현장과 프런트 앞에 ‘상식적으로 팀을 운영해 좋은 팀을 물려줘야 한다’는 목적보다 귀한 가치는 없다. 그것이 롯데그룹과 한국야구를 위한 길이자 롯데 자이언츠 존재의 이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