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신혼부부의 ‘414일 세계여행기’

입력 2015-07-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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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다시, 유럽 (오재철·정민아 저 ㅣ 미호)

집과 예단과 혼수 대신 414일간 세계여행을 떠났던 부부가 있었다. 원래 계획은 1년이었지만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두 달을 연장했다. 문화비는 확실하게 썼지만 식비와 숙박비는 철저히 아꼈다. 이들 부부의 목표는 ‘하루라도 더 머물기’. 유럽을 여행할 때도 절반 이상을 캠핑장이나 렌터카 안에서 숙박을 해결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다. 숙소를 찾아 헤매는 대신 발길이 멈추는 곳에 머물렀던 낭만으로 가득하다. 노숙이 아닌 ‘차숙’을 하며 망망대해 앞에서, 태초의 대지 위에서, 새하얀 눈밭 속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유명한 관광명소 대신 남들이 안 가본 곳을 헤매고, 평범한 여행자라면 걸음을 재촉했을 작은 마을에 머물렀다. 같은 시공간에 머무르고 바라보았지만 부부의 시선이 다른 것도 이 책을 읽는 큰 재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꾹꾹 눌러두었던 여행본능이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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