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꽃’·‘베테랑’ 오대환, 혼자 보기 아까운 명품 감초의 탄생 (인터뷰)

입력 2015-08-01 08: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오대환. 스포츠동아DB

배우 오대환(36)의 얼굴을 처음 본 건 2008년 뮤지컬 ‘온에어’ 시즌 2 무대에서였다.

한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으로 중간중간 투입돼 감초 역할을 하는 ‘멀티맨’이었던 그를 보면서 딱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서만 보기엔 참 아까운 배우다.’

그리고 2년 뒤인 2010년, MBC 드라마 ‘로드넘버원’과 2012년 ‘마의’에 등장한 그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아, 드디어 안방으로도 진출했구나.’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그가 이제는 안방은 물론 스크린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높이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을 비롯해 영화 ‘살인의뢰’, ‘차이나타운’ ‘오피스’ ‘베테랑’까지 흥행작에는 늘 그가 등장할 정도다.

오대환은 현재 ‘여왕의 꽃’에서 김미숙의 백수 동생이자 선우용녀가 애지중지하는 아들 마창수를 연기 중이다.

오대환과 선우용녀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극에서 콤비로 활약하며 웃음을 주고 있다.

오대환이 ‘여왕의 꽃’의 주인공인 김성령과 이종혁보다 먼저 드라마에 캐스팅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그는 “박현주 작가가 2008년 뮤지컬 ‘온에어 2’를 보고 자신의 작품에 꼭 한 번 출연시키고 싶다고 했다가 이번에 인연이 닿아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드라마 경험이 많지 않은 오대환은 최근 ‘여왕의 꽃’ 인기를 촬영장 밖에서 실감한다며 신기하다는 듯이 웃었다.

“식당에 가면 드라마 반응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다고 하던데 진짜더라. 식당에 갔더니 아주머니들이 ‘용녀 막내아들 맞지?’라면서 반찬도 더 주시고 사인을 부탁하시더라.”

연극 ‘라이어’에 출연한 공통점으로 이종혁과 친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는 오대환은 “종혁이 형이 경기 일산에 사는데 맛집이란 맛집은 다 가본 것 같다”며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오대환에게 새로운 사인을 만들어준 사람도 다름 아닌 이종혁이다.

늘 쾌활한 모습으로 긍정 에너지를 전하는 오대환은 실제 세 딸을 둔 가장이다.

평생 ‘무대에서 살 것’을 맹세했던 그가 TV와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를 택한 것도 ‘현실과의 타협’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

오대환은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는 연기가 생계수단이 됐다. 그러면서 연기하는 마음이 조금씩 바뀌더라. 식구가 늘면서 소비가 많아지다 보니 공연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새 오대환은 안방에서도, 스크린에서도 ‘연출자들이 먼저 찾는’ 감초 연기자가 됐다. 8월5일 개봉하는 ‘베테랑’에서는 육체파 코믹 형사인 왕형사 역할을 맡아 웃음을 안길 예정이다.

그는 “나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상원 사람들을 알게 됐고, 영상원 출신 감독들의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그 작품이 2011년 미장센 단편영화제에 출품이 됐는데 연기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당시 대표 집행위원이 류승완 감독이었다”면서 “뒤풀이 자리에서 ‘언제 한 번 같이 작품하자’고 했는데 류 감독이 내가 출연한 ‘몽타주’를 보고 또 다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주연을 빛내주는 조연이 아니라, 주인공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지 않느냐는 말에 오대환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내 그릇은 정확히 내가 안다.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무대에서 나는 언제나 주인공이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그걸로 최선의 결과물로 만들고 싶다. 결국은 연기를 하는 내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들도 즐겁지 않겠나.”

스포츠동아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