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 르빠주, ‘바늘과 아편’ 들고 8년 만에 내한

입력 2015-08-06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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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르빠주, ‘바늘과 아편’ 들고 8년 만에 내한

캐나다 출신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가 자신의 대표작인 ‘바늘과 아편’을 들고 8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991년 초연된 ‘바늘과 아편(Needles and Opium)’은 발표 당시, 연극계에 일대 혁신을 불러 일으킨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사랑을 잃은 세 남자(프랑스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장 콕토, 미국의 유명한 재즈 트럼피터 마일즈 데이비스, 캐나다 출신의 배우 로베르)가 중독된 사랑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고 중독되어 가는 아이러니를 그리고 있다. ‘상실, 불안, 고독’을 다룬 이 작품은, 르빠주 미장센의 무기라 할 수 있는 영상과 테크놀로지를 유려하게 사용하면서 다시 한번 거대한 감동을 몰고 올 예정이다.

초연 당시, 실연에 빠져 있던 르빠주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에서 르빠주는 직접 희곡, 연기, 연출을 맡았으며, 이 작품으로 캐나다 공연예술계의 최고 영예인 샤머스상(Floyd S. Chalmers Award)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영국 공연예술계의 최고 권위상인 로렌스 올리비에상(Laurence Olivier Award)의
‘Outstanding Achievement’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다.

르빠주 스타일의 절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 이 작품이 20여 년 만에 리바이벌된 것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유명 배우이자, 이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은 마크 라브래쉬(Marc Labrèche)의 권유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연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초연 시 그림자 등으로 처리됐던 마일즈 데이비스가 이번엔 직접 출연한다는 점이고, 기존의 영상 이미지는 그대로 사용하지만 ‘큐빅’ 등 무대 세트는 기술적으로 보다 업그레이드되어 새롭게 제작된 점이다. 또한 르빠주는 연출노트에서 “사랑은 지나간 후에 깨닫게 되는 것이 많은 이유로 이번 버전이 초연보다 훨씬 성숙하고 깊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로베르 르빠주 작품의 백미는 이야기를 놀라운 비주얼 시퀀스로 풀어놓는 데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공중에 매달린 거대한 큐빅이 회전하며 뉴욕의 거리, 파리의 재즈 클럽,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로 눈깜짝할 사이에 변신을 거듭하며 꼴라주처럼 펼쳐진다.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며 꿈 같은 이미지들을 눈앞에 펼쳐 보이는 르빠주의 마법은 다시 한번, 관객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할 뿐 아니라, 공연 내내 흐르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트럼펫 연주는 르빠주 마법에 더욱더 깊이 빠져들게 할 것이다.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LG 아트센터에서. 문의 02-2005-0114.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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