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 포항의 ‘약속’은 계속 된다

입력 2015-08-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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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구장 입구에 걸린 이승엽 통산 400호 홈런 달성 기념판. 포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포항구장 장내 아나운서는 아예 이승엽(39·삼성)을 ‘포항의 사나이’라고 소개했다. 관중들도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국민타자’의 포항 재입성을 반겼다. 포항이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이승엽을 이렇게 ‘제 식구’로 여기는 이유. 단순히 삼성 선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승엽이 포항구장에서 유독 펄펄 난 데다, 사상 최초의 KBO리그 통산 400번째 홈런을 바로 포항에서 터트렸기 때문이다.

삼성의 두 번째 홈인 포항구장은 이미 이승엽의 역사적 홈런이 남긴 흔적으로 가득했다. 외야 오른쪽 담장 너머 이승엽의 400호 홈런이 떨어진 자리에는 ‘400호 존’이라는 이름으로 래핑이 되어 있다. 또 야구장 출입구에는 포항구장이 개장하던 날의 사진과 함께 이승엽의 400호 홈런이 포항에서 터진 것을 기념하는 사진판이 거대하게 걸려 있다. 홈런이 나온 날의 다양한 장면, 그리고 홈런이 터진 날짜와 시간, 상황과 볼카운트, 상대팀과 상대 투수, 비거리가 상세하게 명시돼 있다. 그만큼 포항 야구팬들에게 중요한 순간이었다는 의미다.

늘 홈런으로 최고의 팬 서비스를 해온 이승엽이 이렇게 좋은 인연을 맺은 장소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이승엽은 7일 포항 SK전 5회 1사 1·2루서 SK 투수 박민호의 2구째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21호 3점홈런(비거리 120m)을 쏘아 올렸다. 이뿐만 아니다. 하루 전날인 6일 경기에서도 5회 2사 1루서 SK 채병용을 상대로 우중간 2점홈런을 터트리면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포항에서 기다렸다는 듯 이틀 연속 시원한 아치를 그린 것이다.

이승엽은 올해 타율 0.341, 21홈런, 74타점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타자다운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올 시즌 포항구장 8경기 성적은 타율 0.457, 3홈런 12타점. 이승엽과 포항은 그렇게 또 한 번 서로에게 좋은 추억을 남겼다.

포항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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