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너를 기억해’가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셋

입력 2015-08-12 0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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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너를 기억해’가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셋

대장정의 막을 내린 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 과연 이들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11일 ‘너를 기억해’가 16회를 끝으로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준호(최원영)는 증발해버렸고,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정선호(박보검)는 새로운 신분을 포기한 채 이현(서인국)의 동생으로 남아 모든 죗값을 치를 것을 암시했다. 그리고 한국에 다시 돌아와 차지안(장나라)과의 로맨스를 시작한 현. 진짜 반환점을 돌아 또 다른 시작을 알리며 진한 여운을 남긴 ‘너를 기억해’. 과연 이들이 지난 8주간 시청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 누구에게나 이유는 있다.

살인을 저지른 준호와 선호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외면받고, 학대를 당했던 준호는 자신처럼 학대를 당한 어린 아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그들의 부모를 죽였다. 선호는 또한 현에게 버림받았다는 오해로 누군가를 버린 사람들만을 죽여왔다. 둘 다 복수라는 핑계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살인을 측은한 동정으로 덮지 않았다. 다만 그들이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고, 그 과정에서 아동 학대와 낙인 효과 같은 사회 속에 만연해 있는 악을 꼬집었다.

●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소중한 사람

자신이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람들과 벽을 쌓으며 스스로를 옥죄어왔던 현. 그러나 그는 지안을 만나고, 그녀와 함께 수사하며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또한 비슷한 아픔을 공유했고 따스한 말 한마디로 서로의 지난 아픔을 어루만져줬다. 기쁨보다 아픔을 먼저 공유하며 서로가 힘들 때 묵묵히 곁을 지키고 흔들리지 않게 도와준 것. 그렇게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 현과 지안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단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누군가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 인간의 결정적 시기와 자신의 의지

준영은 인간의 결정적 시기에 보고 듣고 알고 느낀 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당하느냐에 따라 앞날이 천차만별이라는 것. 현은 중요한 그 시기에 아버지에게 괴물이라 불렸고, 준영을 만났다. 눈앞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동생의 납치도 목격했다. 충격과 분노에 괴물이 되어버렸다 해도 이해는 할 수 있는 사건들이었지만, 현은 마음속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며 성장했다. 즉 ‘너를 기억해’는 현의 성장기를 통해 영혼이 만들어지는 결정적 시기에 누구를 만나느냐도 중요하며, 마음속 나쁜 늑대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자신의 의지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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