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으로 얻은 제주전 역전승, 수원 ‘뒤집기 우승’ 불씨 지펴

입력 2015-08-1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 스포츠동아DB

승점 46, 선두 전북 승점 7점차로 추격

구단 살림 줄이기에 따른 선수 유출은 오프시즌마다 반복됐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유독 부상선수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스트 11을 꾸리기조차 힘들 정도다. 그런데도 꿋꿋하게 버틴다.

수원은 16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제주 원정경기에서 0-2로 뒤지다 기적 같은 4-2 역전승을 거뒀다. 13승7무5패, 승점 46으로 2위를 지키며 선두 전북(16승5무4패·승점 53)에 다시 승점 7점차로 다가섰다.

제주전 역전승은 올 시즌 최악의 조건 속에서 ‘뒤집기 우승’의 희망을 되살린 값진 1승이었다. 그야말로 수원은 요즘 ‘부상병동’이다. 살림꾼 김은선과 오장은은 부상 회복이 더뎌 감감 무소식이다. 12일 대전전에선 ‘곽대장’ 곽희주가 햄스트링을 다쳤고, 김은선의 빈자리를 메워주던 조성진마저 광대뼈 골절을 당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 일본으로 돌아간 정대세를 대신해 데려온 용병 일리얀은 제주 훈련 도중 골반에 무리가 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처지다. 2015동아시안컵에서 부상을 달고 온 홍철과 기초군사훈련을 받느라 자리를 비운 골키퍼 정성룡 등 빈자리가 수두룩하다.

이 없으면 잇몸이라고, 제주전의 히어로는 지난달 임대로 수원 유니폼을 입은 조찬호였다. 입단 후 2경기 동안 벤치에서 대기했던 그는 제주전에서 2골·2도움의 맹활약으로 자신의 진가를 맘껏 뽐냈다. 제주전 추가골을 통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동아시안컵 스타’ 권창훈도 조찬호처럼 주전들의 공백 위기 속에 성장한 보물이다. 제주전 18명의 엔트리 중 5명을 23세 이하 젊은 선수들로 채웠던 수원 서정원 감독은 “팀이 힘든 상황이라 선수들이 더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며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야 더 강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더 강해지고 있는 수원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