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싸고 1년 7개월 창원시와 대립각…안상수시장 취임후 일단락

입력 2015-08-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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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모습을 드러낸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개장 이후에도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생해 추가로 보수와 리모델링을 하느라 6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야구장을 짓는 단계부터 야구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스포츠동아DB

■ NC 새 야구장 밑그림 그려지기까지


5년내 야구장 신축 약속했던 창원시
정치적 이권 맞물려 입지 선정 표류
작년 9월 안시장 “마산에 건설” 발표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그 날이 왔다. NC의 신축구장 설계 공모가 끝나면서 드디어 야구장의 밑그림이 나왔다. 2011년 2월 NC가 창단을 선언한지 4년 6개월만이다.

NC가 창단할 때만 해도 국내 최고의 새 야구장을 포함해 ‘장밋빛 미래’가 예상됐다. 창원시는 2010년 프로야구 제9구단 NC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바닷가와 맞닿아 있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을 청사진으로 내세웠다. 8개 구단 체제의 틀을 깬 NC와 창원시는 그렇게 손을 잡고 미래를 약속했다.

그러나 창단 이후 양측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실 졸속절차로 통합된 마산, 창원, 진해의 3개 시는 하나로 융화되지 못했다. 2010년 통합 창원시 초대시장에 당선된 박완수 전 시장은 야구단을 통해 화학적 통합을 꾀했다. 통합 창원시의 힘을 과시하고, ‘공적’으로 남기기에 야구단 유치만한 사업이 없었다.

이렇게 처음부터 정치적 배경 속에 유치된 야구단은 또다시 정치 논리에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창원시는 9구단 유치시 5년 이내 2만5000석 이상 규모의 야구장 신축을 약속했다. 창단 승인의 중요 조건이었다. 처음에는 의욕적이었다. 건립 기한인 2016년 3월이 아닌, 2015년까지 신축구장을 완공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야구단이 창단한 뒤로는 신축구장 입지 선정을 차일피일 미뤘다. 위치선정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한 뒤에도 야구장 부지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창원시는 통합 이후 시의 주요사업을 ‘균형분배’하려고 했다. 그러나 세 지역 모두 상징성이 큰 새 시청사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구 창원시장이었던 박 전 시장이 창원 지역에 새 청사를 유치하려 했고,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도청 마산 이전 공약과 맞물려 야구장 문제가 표류하고 말았다. 결국 창원시는 2013년 1월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신축구장 입지로 선정해 발표했다.

이후 NC와 KBO, 야구계는 새 야구장 입지를 두고 창원시와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다. 1년 7개월여의 싸움이 끝난 것은 지난해 7월 안상수 현 창원시장이 취임한 뒤였다. 안 시장이 전향적 자세를 보이면서 NC와 창원시는 ‘화해 무드’로 접어들었고, 신축구장 입지 변경을 위해 물밑 협상을 이어갔다. 결국 지난해 9월 안 시장이 직접 “새 야구장은 마산종합운동장에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야구장 신축 사업이 본격화됐다.

마산종합운동장은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34개 후보지 중 2위를 차지했던 곳이다. 현 마산야구장 옆 종합운동장을 개축하는 것으로, 복잡한 절차와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물론 NC가 원했던 것처럼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갈등을 빚으면서 공사가 턴키 방식(설계·시공 일괄 입찰)에서 기술제안 방식으로 변경됐다. 기술제안 방식은 공사비 절감 효과가 있지만,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턴키 방식과 달리 설계 후 시공이라 공사기간이 길어진다. 결국 2018년 3월 완공하려던 계획마저 2018년 9월로 미뤄졌다. 또 경상남도와의 갈등으로 인한 도비 200억원 확보 등의 과제도 남아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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