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11·12호…아시안 빅리거 데뷔 최다홈런 도전

입력 2015-08-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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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조지마 ‘18홈런’ 1위…마쓰이 ‘16홈런’ 2위
강정호, 현재 페이스 유지땐 조지마 넘을 듯
체력소모 큰 내야수…‘클래스가 다른 도전’

피츠버그 강정호(28)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최고의 아시아 출신 타자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성적이 증명한다. 강정호는 23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시즌 11·12호 홈런을 연타석으로 수놓으며 아시아 출신 선수의 빅리그 데뷔시즌 최다홈런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 한국인 빅리거 데뷔시즌 최고 성적

지난해까지 한 경기 멀티홈런을 기록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추신수(9번)와 최희섭(4번)뿐이었다. 최희섭은 플로리다 소속이던 2004년 한 경기 멀티홈런과 더불어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첫 시즌 두 자릿수 홈런(15개)을 기록했고, 추신수도 2008년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멀티홈런을 포함해 14홈런을 때려냈다. 그러나 이는 몇 년간 빅리그 경험을 쌓은 뒤에 세운 기록들이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임에도 멀티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멀티홈런으로 시즌 100안타도 돌파했다. 한국인 타자가 메이저리그 한 시즌 100안타를 기록한 것은 추신수에 이어 2번째이며, 데뷔시즌은 강정호가 최초다.



● 아시아 출신 ML 데뷔 시즌 최다홈런 도전

강정호는 한국 출신을 넘어 아시아 출신 선수의 빅리그 데뷔시즌 최다홈런 기록까지 넘보고 있다. 역대 1위는 2006년 시애틀에서 18홈런을 친 포수 조지마 겐지다. 역대 2위는 일본 최고의 거포였던 마쓰이 히데키(16홈런)다. 마쓰이는 미국 진출 직전 일본리그에서 50홈런을 터트리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메이저리그 첫 해(2003년 뉴욕 양키스)에는 16홈런밖에 쳐내지 못했다. 마쓰이의 뒤를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한 내야수 이구치 다다히토가 15홈런으로 잇고 있다. 강정호가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마쓰이를 뛰어넘어 조지마의 기록까지 넘볼 수 있다.


● 일본 출신은 외야수! 강정호는 내야수!


강정호의 기록이 더 대단한 이유는 포지션이 내야수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적을 낸 일본선수들은 스즈키 이치로(현 마이애미)를 비롯해 외야수가 많았다. 강정호는 가장 체력소모가 크다는 유격수와 3루수를 겸업하고 있다. 중심타자의 역할도 맡고 있다. 여러 어려움이 따르지만 슬기롭게 극복해내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해 KBO리그에서 유격수로는 사상 최초로 40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빅리그에 도전하는 그를 향해 ‘메이저리그와 KBO리그는 다르다’는 부정적 시선이 쏟아졌다. 강정호는 실력으로 이 같은 편견을 이겨내고 있다. 이것이 아시아 출신 최다 또는 최초 기록보다 더 중요한지 모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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