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성 “늘 정반대의 내 모습을 상상한다”

입력 2015-09-01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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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아성은 늘 변화를 꿈꾼다. “열심히 하는 것 밖에 다른 무기가 없어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도전을 즐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영화 ‘오피스’로 돌아온 고아성


연쇄살인 일어나는 회사 인턴사원 역
‘풍문’ 며느리 역과 전혀 다른 캐릭터
“청개구리 기질…새로운 시도에 끌려”


“제게는 청개구리 기질이 있어요.”

배우 고아성(23)은 자유롭게 변화하는 자신의 연기 방식을 이렇게 설명했다.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은,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며 “영화 한 편을 끝내면 정확히 그 반대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그 쪽으로 달려간다”고 했다.

최근 출연한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의 똑 부러지는 며느리의 이미지가 채 가시지 전, 영화 ‘오피스’(감독 홍원찬·제작 영화사꽃)를 통해 전혀 다른 모습을 관객 앞에 내놓기까지도 이 같은 ‘청개구리’의 성격이 작용했다.

“돌아보면 항상 독특한 걸 찾으려고 했다. ‘오피스’는 재미있는 소설 한 편을 뚝딱 읽은 기분이었다. 드라마 ‘미생’이 지옥 같은 현실을 끈끈한 동료애로 버티는 내용이라면 ‘오피스’는 일하고 싶은 내 마음을,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는 이야기다.”

고아성-박성웅-배성우 주연의 영화 ‘오피스’의 한 장면. 사진제공|영화사꽃


3일 개봉하는 ‘오피스’는 한 음료회사 영업부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그렸다. 부장부터 과장, 대리, 사원에 이르는 관계가 마치 먹이사슬처럼 연결된 좁은 사무실에서 고아성은 맨 끝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인턴사원이다. 누구보다 잘 하고 싶고 그래서 열심히 일하지만 정규직 전환은 요원한 처지. 고아성은 극중 인물과 실제 자신의 모습이 흡사하다고 했다. “자의식은 높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바로 나”라고 했다.

“열심히 하지 않아도 모두 잘 하길 바라는 게 요즘 사회의 인식 같다. 그걸 쿨하게 여기는 시대다. 내가 느끼는 사회도 비슷하다. 하루 종일 열심히 연기하고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숙소로 돌아온 어느 날 밤, 나 역시 열심히 하는 것밖에 다른 무기가 없다는 걸 알았다.”

영화에서 그는 발 디딜 틈 없는 ‘지옥철’을 타고 출근해, 때때로 밤새 일한다. 커피 심부름도 그의 몫이다. 직장생활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으로, 고아성은 지극히 현실적인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냈을까.

“한 살 많은 내 언니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자주 밤새 얘기한다. 실제로 인턴 경험도 했던 언니를 옆에서 보며 여러 감정을 배우고 느꼈다.”

누구와도 깊이 대화하길 즐기는 그는 특히 “포스 있는 언니들”과 친분이 상당하다. 그 교류의 마당에서는 나이와 국적을 넘나든다. 요즘 “사귀는 연인 관계 아니냐”는 말까지 듣는 상대는 류현경이다. ‘오피스’ 촬영에서 처음 만나 이제는 “함께 탁구치고, 영어 스터디 같이 하는 친한 친구”가 됐다. 드라마를 함께 했던 앵커 출신 백지연과도 친분이 깊다.

“개인적인 성향이다. 내가 인식했던 이미지를 깨버리는 사람에게 나는 완전히 반한다. 백지연 선배도 그렇다.”

그의 곁에는 “극소수의 냉정한 비평가들”도 존재한다. 가깝게는 “영화 마니아인 엄마”부터 멀게는 “영국배우 틸다 스윈튼 언니”까지다. 특히 ‘설국열차’에서 함께한 틸다 스윈튼과는 영화 출연 여부를 상의할 정도로 신뢰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초등학생 때 안방을 기웃거리면서 엄마가 비디오로 영화를 함께 본 기억이 또렷하다. ‘프란다스의 개’와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였다. ‘괴물’의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자신 없어 못하겠다는 나에게 엄마가 ‘꼭 한 번만 출연해 달라’고 부탁하던 기억도 난다. 하하!”

현재 임시완과 영화 ‘오빠생각’을 촬영하고 있는 고아성은 9월 말에는 미국 LA로 건너가 할리우드 활동 여부도 타진해볼 생각이다. 지난해 미국의 언타이틀엔터테인먼트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은 그는 “더 넓은 시장”으로 나설 준비를 마쳤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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