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선수 잃은 SK·오리온스 “팬들 실망시켜 죄송”

입력 2015-09-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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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김영기 총재(왼쪽 2번째)가 8일 서울 강남구 KBL 사옥에서 각 구단 단장들이 참여하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태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 KBL, 긴급 재정위원회…불법 스포츠 도박 선수 ‘기한부 출전 보류’


SK “김선형 2013년 KBL에 자진 신고
복귀 기회 주어지면 정중히 사과할 것”
오리온스 “장재석 사실 털어놓고 반성”


KBL이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11명의 현역 남자프로농구선수들에 대해 ‘기한부 출전 보류’를 결정했다. 8일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전·현직 남자프로농구선수 12명을 불구속 입건함에 따라, KBL은 같은 날 긴급 재정위원회를 열어 은퇴한 박모를 제외한 현역선수 11명의 징계 여부를 심의했다.


● 오세근-김선형 등 11명, 새 시즌 볼 수 없어

불구속 입건된 11명의 현역선수는 오세근, 전성현(이상 KGC), 김선형(SK), 안재욱, 이동건(이상 동부), 함준후(전자랜드), 김현민, 김현수(이상 kt), 장재석(오리온스), 유병훈(LG), 신정섭(모비스)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대학교 재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통해 베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BL은 재정위원회를 통해 11명 전원에게 ‘기한부 출전 보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 11명은 혐의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12일 개막하는 ‘2015∼2016 KCC 프로농구’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성훈 KBL 사무총장은 “현재 경찰이 검찰로 사건을 송치한 시점에서 해당 선수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확정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대상선수 11명 전원에 대해 ‘기한부 출전 보류’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군 헌병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선 “상무가 세계군인체육대회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경찰에서도 그 부분을 고려해 군 검찰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은 전역 후 복귀할 시기에 심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SK·오리온스 “팬들에 실망 끼쳐 죄송”

11명 중 오세근, 김선형, 장재석은 각 팀의 주축이다. KBL의 이번 결정으로 KGC, SK, 오리온스는 새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김선형이라는 스타플레이어를 잃은 SK는 망연자실이다. SK 장지탁 사무국장은 “가장 먼저 팬들에게 실망을 끼치게 된 점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선형이의 경우, 2013년 KBL에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자진 신고했었다. 그 때 KBL 교육관으로부터 베팅 금액이 크지 않은 데다, 프로 입단 이전이기 때문에 처벌이 무겁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다. 선형이가 다시 프로농구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구단과 선수가 팬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스도 “불법 스포츠 도박 자체는 잘못이 분명하다. (장)재석이는 경찰 조사에서 대학 시절 베팅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놨으며 반성문을 작성했다. 재석이뿐 아니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선수 대부분이 아직 앞날이 창창한 선수들이다. 검찰의 결정에 따라 운명이 가려지겠지만, 팬들에게 사과하고 다시 자신들이 그토록 꿈꿨던 농구선수로 코트를 누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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