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인도네시아 팬들 “대~한민국!”…­3500여 관중 깨웠다

입력 2015-09-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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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드민턴 여자단식의 기대주 성지현이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2015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성지현은 2년 만에 이 대회 패권을 되찾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시작은 이날 여자복식 결승에 오른 자국 선수들(니트야 크리신다 마헤스와리-그레시아 폴리)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 양쪽 끝에 나누어 자리를 잡은 50여명의 인도네시아 팬들이었다. 배드민턴이 국기인 인도네시아 팬들은 대한민국 야구팬들처럼 셔틀콕 경기를 응원하는 풍부한 노하우를 알고 있었다. 스매싱을 하기 직전과 셔틀콕이 날아갈 때마다 “어∼야!”, “어∼야!”라는 탄성과 추임새가 섞인 함성을 토해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들썩였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고맙게도 한국과 중국이 맞붙으면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들의 흥은 순식간에 3500여 관중 모두에게 퍼졌고, 국가대표선수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뜨거운 응원으로 이어졌다.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 세계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 ‘2015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마지막 날 종목별 결승을 보기 위해 3500여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첫 경기로 이용대(27·삼성전기)-유연성(29·수원시청)과 김사랑(25)-김기정(26·이상 삼성전기) 등 국내선수들끼리 맞붙은 남자복식 결승이 벌어진 탓인지 초반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었다. 그러나 2번째 여자단식 결승이 성지현(24·MG새마을금고)-왕이한의 한중전으로 치러지자, 응원열기가 금세 뜨거워졌다. 몇몇 중국 팬들의 저항(?)이 있었지만, 인도네시아 관중의 시범을 시작으로 관중석에선 열띤 응원이 펼쳐졌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3세트 접전이 거듭되자 관중은 열광했다.

2년 만에 올림픽-세계선수권에 이어 가장 권위가 높은 슈퍼시리즈 정상에 오른 성지현은 “만약 오늘 경기가 중국에서 열렸다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일방적인 중국 관중의 함성 속에 자주 경기를 했었다. 한국 팬들의 응원이 정말 반가웠다. 고마운 마음뿐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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