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가드만 하나? ‘패스하는 빅맨’ 늘어난다

입력 2015-09-2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자프로농구 2015~2016시즌 초반 빅맨들의 어시스트 강세가 두드러진다. 모비스 함지훈(왼쪽)은 경기당 7.0개로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올라있다. SK 김민수도 평균 5.0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빅맨들의 역할 다양화가 이 같은 현상의 여러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제공|KBL

함지훈, 어시스트 1위…김민수·김주성도 상위권
빅맨 역할 다양화…포인트가드 대표팀 차출 영향

남자프로농구에서 어시스트는 그동안 이상민(삼성 감독), 주희정(삼성), 김승현(은퇴), 양동근(모비스), 김태술(KCC) 등 1급 포인트가드들의 전유물이었다. KBL 역사상 가드 외의 포지션에서 어시스트왕이 나온 것은 2011∼2012시즌(오리온스 크리스 윌리엄스·평균 6.0개)뿐이었다. 그러나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초반, ‘패스하는 빅맨’들이 포인트가드들의 영역을 위협하고 있다.


● 어시스트 상위권에 가드는 2명뿐

12일 2015∼2016시즌 개막 이후 팀당 많게는 5경기, 적게는 3경기씩을 치렀다. 시즌 초반이지만 빅맨들의 어시스트 행진이 유독 눈에 띈다. 현재 어시스트 1위는 파워포워드 함지훈(모비스)으로 경기당 7.0개를 기록 중이다. 함지훈은 20일 KGC와의 홈경기에선 19점·9리바운드·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에 근접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시즌 개막 이전부터 함지훈에게 가드도 맡기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실제로 함지훈이 외곽에서 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횟수가 많아졌다.

빅맨의 어시스트 증가는 함지훈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어시스트 상위 랭킹에서 가드는 2명(동부 허웅·KGC 김윤태)뿐이다. 함지훈을 비롯해 김민수(SK·평균 5.0개), 김주성(동부·평균 4.5개), 로드 벤슨(동부·평균 4.3개) 등 빅맨들이 어시스트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 대표팀 차출, 빅맨 역할 변화 등이 요인


어시스트 순위에서 KBL을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들의 이름이 사라진 것은 대표팀 차출 때문이다. 양동근(모비스), 김태술(KCC)은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를 위해 대표팀에 합류해 있다. 10월 3일 대회 종료 후에나 정규리그 출전이 가능하다. 함지훈의 경우 양동근이 복귀하면 자연스럽게 어시스트 수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빅맨들의 역할 변화도 또 다른 이유다. 올 시즌 들어 각 구단의 지역방어 빈도가 늘었다. 이를 깨기 위해 빅맨들이 하이포스트에 위치해 패스를 뿌리고 가드들이 컷인과 외곽슛 찬스를 노리는 역할을 맡게 됐다. 함지훈은 “하이포스트에서 슈터들의 찬스를 보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패스를 슈터들이 잘 넣어줘서 어시스트가 늘었다”고 밝혔다.

김주성은 더욱 큰 틀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빅맨은 리바운드만 잘 잡으면 됐다. 이제는 슛도 던져야 하고, 슈터들에게 패스를 잘 빼주기도 해야 한다. KBL의 추세가 가드들의 역할은 점점 한정되는 반면 빅맨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도 빅맨들의 어시스트 증가 요인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