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박한이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시즌 100번째 안타인 좌전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박한이는 이로써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15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t전서 1안타 2득점…100안타 대기록
통산 1912안타…2000안타 고지 보여
삼성 박한이(36)는 이제 더 이상 ‘소리 없이 강한 남자’가 아니다. 늘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가 어느덧 역사적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15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놀라운 이정표다.
박한이는 23일 수원 kt전에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2회초 2번째 타석에서 올 시즌 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볼카운트 1B-0S서 상대 두 번째 투수 고영표의 직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와 함께 박한이는 삼성에 입단한 2001년 4월 5일 대구 한화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뒤 올해까지 15년째 연속으로 세 자릿수 안타를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KBO리그 역사에서 박한이보다 더 꾸준했던 선수는 삼성에서 은퇴한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뿐이다. 양 위원은 데뷔 시즌인 1993년부터 2008년까지 16년간 연속 시즌 세 자릿수 안타 기록을 세웠다. 이제 박한이가 그 기록에 한 시즌만을 남겨 뒀다. 박한이는 늘 “은퇴 전에 양준혁 선배의 기록을 넘는 게 내 꿈이다. 그때까지 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 고지가 머지않았다.
15년째 100안타를 칠 수 있었다는 것은 결국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늘 주전으로 활약해왔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로 박한이는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100안타뿐만 아니라 연속 100경기 출장도 동시에 달성해왔다. 그러나 올해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2차례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그리고 왼쪽 갈비뼈 미세 골절로 또 한 달. 그 탓에 100경기 출장은 물 건너갔다.
그래도 100안타에 대한 박한이의 집념은 여전했다. 복귀 후 다시 무서운 속도로 안타를 때려냈다. 그 결실이 바로 이날 경기에서 나왔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박한이는 이기든 지든 항상 교체하지 않고 경기를 풀로 소화하게 하는 선수다. 야수들 가운데 이닝도 가장 많이 소화하기 때문에 연봉도 많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박한이는 23일까지 통산 1797경기에서 1912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매 경기 1안타 이상씩 쳐왔다는 얘기다. 이제 2000안타까지 100안타도 안 남았다. 내년 시즌에 100안타를 넘게 쳐 16년 연속 안타를 성공시키면 2000안타 고지까지 동시에 밟는 겹경사를 누릴 수 있다. 묵묵히 늘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선수의 진정한 가치를 박한이가 이렇게 증명하고 있다.
● 삼성 박한이
올해 2번이나 다쳤는데, 특히 2번째 다쳤을 때 걱정이 많았다. 빨리 나으려는 생각뿐이었다. 생각보다 부상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려 감독님께서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많이 믿어주시고 기용해주신 덕분에 기록을 세운 것 같아 감사드린다. 15시즌 동안 달려오면서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100안타는 나에게 고마운 숫자다. 나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이 많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숫자다. 올 시즌에도 남은 경기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내년에도 16년 연속 100안타에 도전하겠다.
수원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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