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BIFF] 이경영, ‘소수의견’ 팀과 의리의 소주잔

입력 2015-10-03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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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보여주는 활약, 그대로였다.

배우 이경영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박2일 간의 짧은 일정을 누구보다 꽉 채워 보냈다.

출연하는 영화 편수가 많고, 매번 카리스마 있는 인물을 완성해온 덕분에 부산에서도 그를 찾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이어진 덕분이다.

이경영은 2일 부산을 찾아 영화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제작 하리마오픽쳐스)의 무대인사에 참여했다. 이어 이날 오후 열린 제24회 부일영화상에서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허삼관’부터 ‘암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에 참여해온 그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긴 작품은 ‘소수의견’이다.

오달수, 유해진, 이성민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트로피를 안은 그를 축하하기 위해 시상식 이후 밤늦도록 술자리는 이어졌다.

특히 ‘소수의견’을 함께 했던 ‘패밀리’들은 이날 밤 해운대 백사장 맞은편 ‘기장 꼼장어’ 집에 자리를 잡았다.

연출자인 김성제 감독을 비롯해 김의성, 김옥빈 등이 참여해 소주잔을 기울였다. 이경영과 영화 ‘베를린’을 함께 했던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도 한달음에 달려와 ‘형님’의 수상에 박수를 보탰다.

‘소수의견’은 알려졌듯, 촬영을 마치고 개봉하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고 그렇게 올해 6월24일 관객에게 공개됐다.

비록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만 않았지만 아버지의 처절한 부성애와 보이지 않는 권력에 맞서 외롭게 싸우는 두 변호사의 이야기가 뭉클하면서도 울림이 크게 완성돼 관객에게 묵직한 감동을 안겼다.

이경영은 철거현장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를 연기했다. 2일 수상 무대에 올랐을 때, 그는 영화에 자신의 실제 상황을 비춰 진솔한 소감을 꺼냈다. 오래도록 기억될 만한 말이다.

“시상식에 와서 보니, 역대 수상자인 송강호 박찬욱 감독의 멋진 소감이 담긴 기록영상이 아주 인상적이다. 나 역시 기록에 남을 만한, 어떤 말을 할까 고민이다. 머리 속이 하얗다. 영화에서 아들을 잃은 역할을 했다. 얼마 전 나는 13년 만에 내 아들을 다시 만났다. 아들을 다시 놓지 말라고 주는 상으로 생각하겠다.”

이경영은 3일 새벽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부산에서 증명된 그의 ‘인기’ 탓이다. ‘암살’의 성공을 함께 이룬 최동훈 감독, 그를 찾는 또 다른 영화인들과 모여 누구보다 뜨거운 부산의 밤을 보냈다.

해운대(부산)|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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