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장원준 이적후 첫 PS승…‘징크스’ 깼다

입력 2015-10-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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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히어로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장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넥센전 흔들림 없는 피칭 6이닝 2실점
“가을 야구에 약하다고?…이 악물었다”


더 이상 ‘가을에 약한 남자’는 없다. 두산 장원준(30·사진)이 FA(프리에이전트) 이적 이후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값진 호투와 함께 승리를 챙겼다. 4년 총액 84억원을 안긴 새로운 둥지에 최고의 하루를 선사했다.

장원준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6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의 호투로 3-2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경기 내내 팽팽한 동점 또는 1점차 승부가 이어졌지만, 흔들림 없는 피칭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장원준에게 잠실 2차전을 맡긴 김태형 감독의 선택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장원준은 “두산으로 이적한 첫 해부터 가을잔치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정말 다행”이라며 “그동안(롯데 시절)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이번만큼은 그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경기를 준비할 때부터 마음가짐을 강하게 다졌다”고 털어놓았다.

초반은 불안했다. 1회초 1사 후 서건창에게 첫 안타를 맞았고, 2사 1루서 박병호가 힘껏 때려낸 타구도 간담이 서늘할 만큼 멀리 뻗어 나갔다. 다행히 우익수가 워닝트랙에서 잡아내는 플라이가 됐다. 장원준은 “초반에는 긴장을 했지만, 그렇게 1회를 무사히 넘기고 나서 ‘이제 경기가 좀 풀리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두산 한용덕 투수코치도 “1회를 지나고 나서 페이스를 제대로 찾은 것 같다”며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장원준답게 대량실점 없이 잘 막아나갔다. 슬라이더가 특히 좋았고, 전체적으로 다 좋은 투구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실제로 장원준은 2회초 2사 2루서 김하성에게 맞은 중전적시타와 3회초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내준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마지막 2이닝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끝냈다. 한 코치는 “시즌 막바지에 조금 페이스가 안 좋긴 했지만, 아무래도 시즌이 길다 보니 체력적으로 떨어진 탓이었을 뿐”이라며 “준PO를 기다리는 동안 잘 쉬면서 체력안배를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장원준 스스로도 “3위로 끝내고 며칠 쉬면서 휴식을 취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쉬는 동안 자료를 보면서 나에게 무슨 문제점이 생겼는지 찾아냈다”며 “좋을 때의 내 스타일처럼 중심을 잡아둔 채로 서두르지 않고 던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2승을 먼저 챙긴 두산은 PO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장원준의 가을잔치도 더 길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장원준은 “포스트시즌에선 내가 1승을 따내는 것보다 팀이 이기면 그게 최고라는 걸 다시 느꼈다”며 “가을잔치에 대한 징크스를 떨쳐버렸으니, 남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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