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장타의 비결은 ‘긴 팔과 큰 손’

입력 2015-10-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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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큰 키(172cm)에서 오는 커다란 스윙아크와 남자 프로골퍼 수준의 스윙 스피드로 평균 256야드에 달하는 장타를 때려낸다. 박성현이 드라이브샷을 한 후 균형 잡힌 피니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박성현은 큰 키(172cm)에서 오는 커다란 스윙아크와 남자 프로골퍼 수준의 스윙 스피드로 평균 256야드에 달하는 장타를 때려낸다. 박성현이 드라이브샷을 한 후 균형 잡힌 피니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LPGA 스타도 놀란 ‘비거리의 비밀’

타고난 체형…스윙 크기·스피드 유리
순간적인 힘 끌어내는 정교한 스윙폼
비거리 증가 드라이버도 장타에 한몫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핫 스타’로 떠오른 박성현(22·넵스)이 18일 끝난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또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그의 폭발적인 장타에 LPGA 스타들조차 깜짝 놀랐다.

박성현은 첫날 LPGA 투어를 대표하는 2명의 장타자 미셸 위, 렉스 톰슨과 함께 경기했다. 놀랍게도 박성현의 장타는 미셸 위와 톰슨을 압도했다. 특히 그는 정확한 장타를 구사하며 1라운드에서만 10언더파를 몰아쳤다. LPGA 스타들도 놀란 ‘박성현표’ 장타엔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


● 긴 팔과 큰 손은 스윙 아크에 영향

박성현의 키는 172cm, 몸무게는 60kg이다. 다른 골프선수들에 비해 좋은 체격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골프와는 잘 맞는다. 특히 긴 팔과 큰 손은 장타에 유리한 조건이다.

박성현은 키에 비해 팔이 길다. 박성현의 어머니 이금자 씨는 “팔이 길어서 옷을 고를 때도 팔에 맞추다보니 늘 한 치수 큰 옷을 입는다. 옷이 조금 커서 헐렁한 느낌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긴 팔로 인해 큰 옷을 입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골프에서 긴 팔은 그 어떤 무기보다 효과만점이다. 특히 장타에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박성현의 긴 팔은 스윙의 크기에 영향을 준다. 비슷한 체구의 다른 선수에 비해 더 큰 아크의 스윙을 만들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스윙 아크가 커지면 스윙 스피드가 빨라지고 그로 인해 공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다.

팔이 긴 만큼 손도 크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손가락의 길이가 길다. 골프장갑의 사이즈는 23호를 착용한다. 일반 여성 아마추어 골퍼들은 20호 내외, 남성은 23∼24호가 가장 많다. 손 크기만 비교하면 성인 남성과 비슷하다.

큰 손은 같은 힘으로 그립을 쥐더라도 더 견고하고 단단하게 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임팩트 순간 손으로 클럽을 낚아채면서 더 빠른 스윙스피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박성현과 비슷한 체격조건으로 장타를 구사하는 선수로는 이정민이 있다. 이정민 역시 팔이 길고 손이 크다.


● 빠른 스윙스피드+장타용 드라이버로 시너지

박성현의 스윙스피드 평균 속도는 97∼100 마일이다. 강하게 치면 105마일까지 나온다. 일반 아마추어 남성골퍼(평균 95마일)보다는 조금 빠르고, 국내 남성 프로골퍼들의 평균 스윙스피드인 105∼100마일과 큰 차이가 없다. 빠른 스윙스피드는 박성현 스스로가 밝힌 장타의 비결이기도 하다.

박성현의 장타를 만드는 건 빠른 스윙스피드와 함께 완벽한 스윙 테크닉이다. 먼저 적절한 탄도와 백스핀이 돋보인다. 로프트 9도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박성현의 티샷 발사각도는 12도 내외, 이때 발생하는 백스핀의 양은 2500∼2700RPM 전후다.

골프에서 비거리를 결정짓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공이 날아가는 속도(볼 스피드)와 공의 발사각도(타구각), 그리고 스핀의 양(백스핀과 사이드스핀)이다. 볼 스피드는 빠를수록 좋고, 타구각은 로프트 대비 +3도가 이상적이다. 백스핀의 양은 2500∼2800RPM이 적정 수준이다. 박성현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박성현이 사용하고 있는 드라이버에도 장타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요소들이 숨어 있다. 박성현은 핑의 G30 LST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비거리 전용으로 만들어졌다. 헤드에 적용된 ‘로우 스핀 테크놀로지’는 일관된 탄도와 함께 낮은 스핀을 유발해 비거리를 증가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 헤드의 크라운 부분에는 ‘터뷸레이터’라는 기술이 탑재돼 있다. 이는 스윙 중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감소시켜 약간의 스윙스피드 향상 효과를 제공한다.

공을 정확하게 때리는 능력도 장타와 연관이 있다. 아무리 빠른 스윙스피드와 장타에 도움을 주는 드라이버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박성현의 스윙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스매시 팩터(Smash Factor) 수치가 1.5를 나타내고 있다. 스매시 팩터는 볼 스피드를 스윙스피드로 나눈 값이다. 1.5배(스매시 팩터 수치 1.5)가 되면 가장 이상적인 스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순간적인 힘을 잘 쓰는 폭발력

스윙에도 비결이 있다. 백스윙의 시작은 몸통 회전이다. 그렇지만 긴 팔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백스윙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큰 아크의 스윙이 만들어진다. 장타를 위한 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백스윙 톱에서 손의 위치는 머리 뒤쪽 어깨 부근까지만 진행한다. 대개 장타를 날리기 위해서 스윙을 크게 하다보면 손이 머리 뒤로 넘어가는 골퍼들이 많다. 박성현의 스윙은 큰 아크로 원을 그리면서 올라가지만, 손을 머리 뒤까지 돌리지는 않는다. 이는 강하면서 정교함을 위한 박성현만의 노하우다. 이어 다운스윙이 시작되면 또 한 가지 비결을 찾을 수 있다. 골반(엉덩이)의 회전이 많이 진행되면서 백스윙 때 축적된 힘을 그대로 다운스윙으로 끌고 내려온다.

마지막으로 임팩트 순간 모든 힘을 폭발시킨다. 주목할 점은 임팩트 때 오른발의 움직임이다. 거의 지면에 닿아 있다. 일반적인 스윙 이론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보통은 다운스윙 때 체중이 왼발로 이동해 힘을 실어 놓은 상태에서 스윙한다. 그러나 박성현은 임팩트 때 체중이 왼발로 이동되지 않고 양 발에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몸통과 손을 회전시키면서 빠른 스윙스피드를 만들어낸다. 조금 특이한 방식이지만 스윙스피드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 박성현이 사용하는 클럽

드라이버: 핑 G30 LST, 로프트 9도(샤프트는 그라파이트 디자인[GD]의 Tour AD DI-5(S) (0.5인치 팁 커팅)

● 페어웨이우드: 핑 G30 14.5도, GD Tour AD DI-5(S) (0.5인치 팁커팅)

● 하이브리드: 핑 G30 17도 하이브리드 TFC 390(S)

● 아이언: 핑 S55 아이언 NS PRO 950 (R)

● 웨지: 핑 글라이드웨지 50도 54도 58도 NS PRO 950 (S)

● 퍼터: 핑 케이던스TR 앤서2 퍼터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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