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지석훈 동점 2루타 ‘주연 본능’

입력 2015-10-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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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지석훈이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PO 2차전 8회말 1사 3루서 두산 함덕주의 폭투 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환호하고 있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 지석훈이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PO 2차전 8회말 1사 3루서 두산 함덕주의 폭투 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환호하고 있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PO 2차전 0-1 뒤진 8회 적시타 역전발판
페이크번트 앤드 슬래시로 상대의 허 찔러

NC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지석훈(31)을 빼놓지 않는다. 시즌 초 부진했던 모창민 대신 주전 3루수 자리를 잘 메워줬기 때문이다. 지석훈은 올해가 사실상 첫 풀타임 출장임에도 타율 0.267에 11홈런 46타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지)석훈이가 백업으로 있으면서도 힘든 티를 내지 않고 묵묵히 훈련했다. 대타든, 대수비든 기회가 주어지면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며 “열심히 했던 선수가 올해는 주전 기회를 잡고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지)석훈이가 잘 하면서 다른 백업선수들이나 2군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우리 팀의 숨은 원동력”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석훈은 올 시즌 ‘끝내주는 남자’이기도 했다. 정규시즌 3차례 있었던 팀의 끝내기 승리에서 주인공은 모두 그였다. 그런 지석훈의 ‘주연 본능’은 가을잔치에서도 계속됐다.

지석훈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0-1로 뒤진 8회말 무사 1루서 동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재치 만점 플레이었다. 지석훈은 무사 1루서 번트 자세를 취했다. 두산 야수들도 당연히 번트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비했다. 그러나 그는 두산 야수들이 번트 타구를 잡기 위해 전진수비를 한 순간 방망이를 고쳐 잡고 호쾌하게 휘둘렀다. 페이크번트&슬래시로 두산의 허를 찌른 것이다. 좌익선상에 떨어진 그의 타구는 펜스 끝까지 굴러갔고, 런&히트 작전으로 이미 스타트를 끊은 1루 대주자 최재원은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팀의 PO 첫 타점을 올린 지석훈은 2루서 벤치를 향해 주먹을 번쩍 들어보였다.

지석훈의 활약은 여기가 끝나지 않았다. 김태군의 희생번트 때 3루에 안착했고, 김성욱 타석에서 스퀴즈번트 사인이 나오자 홈으로 무섭게 내달렸다. 갑자기 3루주자가 뛰어 들어오자 흔들린 두산 투수 함덕주는 폭투를 범했다. 지석훈은 그대로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NC 나성범은 “우리 팀 하위타선은 강하다. (손)시헌이 형, (지)석훈이 형 모두 10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중요할 때 꼭 한 방을 터트려줬다”며 “중심타자들이 혹 못하더라도 하위타선이 해줄 것”이라고 굳은 믿음을 보였다. 지석훈은 후배의 믿음에 부응했다. 올해 자신의 야구인생에 반전드라마를 쓴 그가 PO 2차전에서도 짜릿한 역전극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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