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발칙하게 고고’, 콘텐츠 부재가 부른 참사

입력 2015-10-21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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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의 콘텐츠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가 시청률 2~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대를 유지하며 저조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발칙하게 고고’는 KBS가 자랑하는 학교 시리즈의 일환이다. 그동안 KBS 학교 시리즈는 수많은 스타를 발굴했다. 올 초 방영된 ‘후아유-학교2015’의 경우 미스터리를 더해 새로운 느낌을 전하며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발칙하게 고고’는 음악을 주제로 한 ‘드림하이’와 성적 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학교의 이면을 담아낸,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대박 아이템 두 가지를 섞어 놓았다.

치어리딩을 주제로 성적에만 매달리는 우등생들과 공부는 못하지만 열정 가득한 학생들의 어울림을 통해 청소년의 성장을 그려낸다. 정은지, 이원근, 채수빈, 지수 등은 이미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이며 이들은 역할의 몰입감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열연 중이다. 정의감이 넘쳐 발칙한 청소년으로 찍힌 강연두(정은지)와 1등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2등 권수아(채수빈)의 기싸움, 10대들의 로맨스가 재미를 더한다. 실제로 드라마는 SNS에서 화제성 1위를 차지하며 1020 시청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뻔한 내용이지만 그 나름의 재미와 감동이 있는 게 ‘학교’ 시리즈의 매력이다. 그럼에도 ‘발칙하게 고고’는 허술한 느낌이 유독 강하게 남는 드라마다. 원인은 콘텐츠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동시간대 경쟁작 SBS ‘육룡이 나르샤’와 MBC ‘화려한 유혹’이 작품성으로 승부수를 던진 상황에서 뻔한 학교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란 힘들다. 이는 ‘학교’ 시리즈의 과거 명성만 믿은 KBS의 안일함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앞서 이은진 PD는 "편성운과 시청률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끼리 열심히 하고 싶다"며 "다른 작품에 비해 '발칙하게 고고'만의 특징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변화 대신 시청자의 범주를 ‘학교’ 시리즈 마니아로 한정하고 시작한 드라마에 어떤 기대를 걸어야할지 의문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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