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극장가 센세이션…‘검은 사제들’ 신드롬

입력 2015-11-09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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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사제들’의 돌풍이 무섭다. ‘엑소시즘’이라는 낯선 소재를 그리며 5일 개봉 이후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사진제공|영화사 집

■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

극장가 비수기, 입소문 타고 흥행몰이
“새로운 소재·장르…젊은 관객들 호평”


영화 ‘검은 사제들’이 개봉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배우 김윤석과 강동원이 주연한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제작 영화사 집)이 5일 개봉 이후 8일까지 누적관객 150만명(영화진흥위원회)을 불러 모은 것으로 추산된다. 상영 3일째인 7일 이미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암살’, ‘베테랑’과 같은 속도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매율까지 급상승해 8일 오후 50%대에 안착했다.

수치로 증명되는 이 같은 초반 성과가 향후 최종 스코어를 향한 긍정적인 기대를 낳는다. 하지만 ‘검은 사제들’의 흥행 이면에 담긴 의미는 더 주목할 만하다. 넓어진 한국영화의 소재, 달라진 극장가 분위기, 주연배우의 흥미로운 흥행 공식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계에서는 ‘검은 사제들’을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오컬트 무비’가 본격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초현실적인 현상이나 주술적인 의미를 담은 영화를 일컫는 장르로, 할리우드 영화로 오랫동안 인기를 얻었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선뜻 시도하지 못했던 낯선 분야다. 하지만 시도를 하지 않았을 뿐 일반의 호기심은 높았던 장르다. 주인공 김윤석 역시 “오컬트 무비에 매력을 느껴왔고 국내에서 처음 다뤄진다는 점에서 더 큰 매력을 느꼈다”고 반기기도 했다.

영화가 주목한 소재는 가톨릭에서 악령을 쫓는 구마예식(엑소시즘)이다. 얼핏 현실과 동떨어진 영적인 영역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지난해 로마 교황청은 엑소시즘을 행하는 구마사제의 존재와 활동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 같은 사실은 영화를 대하는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계기로도 작용하고 있다.

‘검은 사제들’은 극장가에서도 반전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11월은 극장을 찾는 관객이 대체로 줄어드는 비수기. 보통 9∼10월 추석 명절에 관객이 집중적으로 몰린 뒤 12월이 되기 전까지 극장가에서는 흥행작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검은 사제들’은 11월에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최단 100만’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8일 “젊은 관객층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입소문이 폭발적으로 퍼졌다”며 “새로운 소재, 장르에 대한 젊은 관객의 호평이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김윤석은 티켓파워와는 별개로 그만의 흥미로운 흥행 공식을 증명했다. 20∼30대 남자배우와 투톱 주연을 맡으면 어김없이 흥행하거나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추격자’에서 만난 하정우를 시작으로 ‘전우치’의 강동원, ‘완득이’의 유아인과 지난해 ‘해무’의 박유천까지 함께 호흡한 배우들을 자리매김시켜왔다.

그런 면에서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과 강동원의 두 번째 만남으로 관심을 더했다. 강동원은 김윤석을 두고 “누구나 인정하는, 의심할 여지없는 최고의 배우”라며 “촬영하는 매일매일 즐길 수 있던 이유는 김윤석 덕분”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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