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최민식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대호’ 제작보고회에서 “‘명량’에 이어 ‘대호’라니 안목이 뛰어나다”는 말에 “과찬이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호’의 역사적 배경은 우리 민족의 암울했던 시기인 일제 강점기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인간의 업에 대한 소재라서 굉장히 끌렸다”며 “사냥꾼은 산 생명을 죽여야만 목숨을 부지하는 직업이다. 그 업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평생 목숨을 끊으며 살아온 사람의 결말이 서글프면서도 지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최민식은 “이 작품을 하면서 언어의 폭력과 행위에 따른 업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태생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에 매료됐다. 천만덕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일제의 착취와 억압도 느낄 수 있지만 이 이상으로 이 영화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철학적인 가치에 관심을 가지고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 ‘대호’는 다들 알겠지만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만들었다. 관객들은 ‘범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보자’는 마음으로 올 것”이라며 “우리 작품이 200억원 가까이를 사용한 ‘라이언 킹’이 되지 않으려면 ‘이것은 CG’라는 생각이 없어질 만큼 드라마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생을 살아가는 천만덕의 태도에 집중하려고 했다. 절체절명의 내 ‘사명’이었다”고 털어놨다.
‘대호’는 일제 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세계’(2012)에 이어 박훈정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최민식. 지난해 여름 ‘명량’으로 스크린을 휩쓴 그는 이번 작품에서 조선 최고의 포수 ‘천만덕’을 맡아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줄 계획이다. ‘천만덕’의 하나뿐인 늦둥이 아들 ‘석’ 역은 아역 배우계의 신예 성유빈이 맡았다.
대호에게 당한 깊은 원한과 성공에 대한 야망이 가득한 조선 포수대 리더 ‘구경’은 정만식이 소화했으며 만덕 부자에 대한 정을 간직한 포수 ‘칠구’는 김상호가 열연했다. 그리고 오스기 렌과 정석원이 각각 호랑이 가죽에 매혹된 일본 고관 ‘마에조노’와 조선인 출신 콤플렉스로 대호 사냥에 열을 올리는 일본군 장교 ‘류’를 맡았다.
이외에도 라미란 김홍파 우정국 이은우 박인수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한 ‘대호’는 12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