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LA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한국프로야구의 메이저리그 도전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2012년 11월 류현진의 포스팅은 2573만7737달러33센트라는 금액 자체부터 입이 떡 벌어질 일이었지만, 그 못지않은 놀라움은 우선협상권을 따낸 팀이 LA 다저스였다는 사실에서 비롯됐다. 다저스는 류현진 영입전에서 그다지 돋보이는 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당시 분위기는 ‘류현진은 시카고 컵스 선수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컵스가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승자는 다저스였다. 스카우트의 파견횟수와 포스팅 금액이 별 상관관계가 없었던 것이다. 꼭 현장에 와서 보지 않더라도 선수를 파악할 수 있는 방편이 많은 세상이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구단 수뇌부의 의중을 모른 채 한국에 파견된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즉,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KBO리그 구장 출현은 ‘그 선수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지난해 12월 강정호의 포스팅에서 피츠버그가 500만2015달러를 써낸 것도 예상을 깬 팀의 등장이었다. 오죽하면 ‘위장 포스팅’ 얘기까지 나왔을까. KBO리그 야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없었던 시절, 스몰마켓 팀 피츠버그가 가장 과감한 베팅을 한 것이다.
강정호에 앞서 지난해 11월 진행된 김광현(SK)의 포스팅에선 샌디에이고가 200만달러의 최고액을 써냈다. 양현종(KIA)은 약 150만달러로 추정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차가운 판단력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네소타의 선택은 그만큼 박병호의 성공 확률을 높게 측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285만달러라는 금액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