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랑 뺀 청춘, 생각할 수 있나요?”…뮤지컬 ‘위대한 캣츠비_Reboot’

입력 2015-11-16 1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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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가진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_Reboot’ 프레스콜에서변정주 연출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사랑하라”였다. 88만원 세대, 삼포 세대 등 ‘사랑’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이 시대 청춘들을 향해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_Reboot’ 역시 세월이 지나지 않는 뜨겁고 아픈 청춘, 사랑을 강렬한 모던록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워냈다.

2004년 포털사이트 다음 인기 웹툰 작가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를 원작의 골격만 남기고 2015년 새롭게 탄생한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리부트’라는 부제를 달고 5인조 밴드와 함께 하는 송스루 뮤지컬로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20대 청춘들의 현실적 고뇌, 사랑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뮤지컬 언어와 무대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아름답지만 이면적인 청춘들의 사랑을 지독하고도 순정으로 드러냈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연출 변정주, 음악감독 허수현, 원작 작가 강도하, 안무가 최인숙, 극본가 이다윗, 배우 정동화 강기둥 이규형 김영철 문성일 이시유 선우 다나 유주혜 김대종 제나 김송이가 참여했다. 이날 비스트 손동운과 이병준, 문성일은 스케줄로 인해 불참했다.
변정주 연출은 “예전에 뮤지컬로 만들어졌던 작품이다. 다시 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뮤지컬 관계자들은 이 좋은 이야기가 사라지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잘 살려서 레퍼토리 작품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어 “10년 전 연재가 된 작품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과거든, 현재든 ‘사랑’이라는 것은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뮤지컬에서 ‘사랑’은 아름답게 표현되기 가장 적합한 장르이긴 하지만 우리는 지독하고 치명적인 사랑 역시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청춘’에게 ‘사랑’은 잘 어울리는 단어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하루 살기 빠듯한 삶 속에서 ‘사랑’이라는 낭만은 지금의 20, 30대에게 큰 사치일 수 있다. 청춘들의 삶을 그려나간 이 작품에서 꼭 ‘사랑’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었을까. 원작자인 강도하 작가는 “그렇다”라고 단박에 말했다.


“청춘에 사랑을 빼면 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폭탄 발언일 수 있습니다만 대학생 시절엔 사랑만 했습니다. 아내가 뭐라 할텐데…(웃음) 대학이 따분해 연애만 했습니다. 너무 많은 연애를. 하하. 그러다 보니 사랑의 여러 색이 보였습니다. 그 여러 빛깔의 색을 글과 그림으로 옮겨야 했어요. 누군가는 ‘사랑’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말할 수 있어요. ‘사랑’을 안 하면 청춘도 아니라는 것이냐고 말할 수도 있죠. 나는 그렇다고 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청춘’은 나이를 구분할 수 없어요. 저는 평생 사랑하며 살아갈 겁니다.”

이에 변정주 연출 또한 “강도하 작가의 의견에 100% 공감한다”라며 “뉴스를 보면 사랑을 못하고 출산을 포기하는 불행한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많다. 나 역시 청춘의 시기에 사랑을 빼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북에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 믿는 나이는 지났지만 죽기 전까지 사랑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사람과 할 수 없다면 (상대가) 바뀌더라도 나는 사랑을 하고 싶다’라고 썼다. 그 만큼 우리 인생에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원작 ‘위대한 캣츠비’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변 연출은 “이야기 선은 원작 그대로 구현을 했다”라고 전했다.

“원작은 주인공들이 동물입니다. 개나 고양이 등이죠. 그러다 보니 원작과는 정서가 다를 수 있어요. 웹툰은 정지된 화면에 나오는 동물 캐릭터들의 이야기지만 뮤지컬은 숨을 쉬는 인간의 정서를 표현하니까요. 어떤 부분에서는 표현이 더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조금 더 지독해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원작에서 억지로 비켜가긴 보다는 다른 해석으로 더 깊이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변정주 연출은 끝까지 ‘사랑’을 언급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고.

“사랑을 한다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죠. 두렵고 고통스럽지만 인간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보면 정말 지옥하고 두려울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출발을 하는 인물들을 보시면서 사랑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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