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조건 맞으면 ML 간다!” 선언

입력 2015-11-21 2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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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 코리아

-프리미어 12 MVP 선정 후 해외진출 도전 발표
-메이저리거는 ‘야구광’ 김현수의 오래된 꿈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김현수(27·두산)가 해외 진출 여부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미국과의 결승전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는 조건이 맞으면 가고 싶다. 비단 미국뿐 아니다 한국에 남을 수도 있고, 일본도 생각이 있다. 가능성을 모두 열고 있다”고 말했다.

●“ML? 조건이 맞으면 간다”

올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취득한 김현수의 향후 거취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였다. 원소속팀인 두산은 박정원 구단주(스포츠동아 11월 12일자 단독 인터뷰)까지 나서 잔류를 당부했지만, 김현수를 원하는 곳이 너무나 많다. KBO리그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일본리그까지 가능성이 열려 있다.

김현수는 프리미어 12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였다. 그는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비롯해 세계 야구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루서 우중간을 꿰뚫는 적시2루타를 치는가 하면, 4회 1사 만루서 승기를 틀어쥐게 만든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이러한 활약으로 프리미어 12 대회 MVP에 올랐다.

미국 언론도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한 한국의 3번타자를 주목했다. 10년간 기복 없이 꾸준히 성적을 냈다는 점, 빼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정확한 타격을 하는 부분을 호평하며 집중 조명했다.

그러나 정작 김현수는 프리미어 12가 끝날 때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대표팀에 온 이상 대회에만 집중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현수가 대회 결승전이 끝난 후 해외 진출 여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며 “단, 조건이 맞으면 간다. 한국에 남을 수도, 일본에 갈 수도 있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현수는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웠다. 그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관심에도 “기사는 믿지 않는다. 관심은 누구나 있을 수 있다. 직접적인 제안만 믿겠다”며 흔들리지 않았다. 아직 어떤 결론도 나지 않았기에, 그동안 몸담았던 두산에 대해 예의를 지키려는 마음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꿈꿔왔던 리그”

프로선수라면 누구라도 꿈꾸는 무대가 메이저리그다. 세계 각지에서 최고의 선수가 모인 곳에서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김현수도 그랬다. 그는 야구선수이기 전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광’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에 다녔고, 프로선수로의 꿈을 키웠다.

두산에 입단한 뒤에도 야구를 향한 애정이 좀처럼 사그라질 줄 모른다. 잘 치는 타자, 잘 던지는 투수가 있으면 메이저리그, 일본리그를 가리지 않고 관련 영상을 찾아보는 게 유일한 취미일 정도다. 훈련을 열심히 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허경민(25·두산)은 “(민)병헌이 형, (김)현수 형은 진짜 열심히 훈련하는 선배들”이라고 증언했다.

단순히 많이 치는 게 아니다.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더 야구를 잘 하기 위해 잘못된 부분이 뭔지 연구하고, 고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김현수는 KBO리그 최정상에 올랐다. 이미 국제대항전에서 없어선 안 될 대표팀 붙박이 외야수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김현수가 처음으로 국가대항전에 나섰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나이는 이번 프리미어 12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와 같은 21세였다. 이후 7년이 흘렀다. 그는 이제 더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계약) 조건이 맞으면 갈 것이다. 안 맞으면 안 간다”고 못 박았지만, 반대로 조건이 된다면 메이저리그에 선 그를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에이전트도 선임해 놓았다. 과연 김현수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도쿄(일본)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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