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가해자 없는 가습제 살균제 피해 사건

입력 2015-11-20 1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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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걸리면 죽는 임산부 연쇄 사망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2011년 봄, 서울 A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임산부 다섯 명이 연쇄 사망했다. 공통된 사인은 급성 폐질환이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몰라 ‘걸리면 죽는다’는 괴담이 산모들 사이에서 돌기도 했다. 감기 기운이 있다가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고 병세가 악화돼 한 달 안에 사망하는 기이한 증세였다.

그 와중에 산모들이 의문의 질환으로 사망하기 3년 전 봄, 똑같은 증상으로 영유아들이 사망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산모와 아이들을 중심으로 매년 봄이면 발생했던 이 괴질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왜 무엇이 엄마에게서 아이를, 아이에게서 엄마를 빼앗았을까?

영유아 및 산모들의 죽음이 잇따르자 A병원 의료진은 이를 질병관리본부에 알렸고 가족단위의 집단 발병이 이어지자 대대적인 역학조사가 시작됐다.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살피자 처음 이상이 생긴 곳은 기관지 주변이었고, 전문가들은 흡입 가능한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무언가로 괴질의 원인이 될 용의선상을 좁혔다. 떠오른 건 황사와 담배 같은 유해 환경이었지만 주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임산부, 아이들과는 거리가 먼 물질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람들 사이에 묘한 공통점을 발견됐다. 사망자들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각별히 건강에 신경 쓰고 있었고 실내 습도유지를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가습기 청결을 위해 당시 유행하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조사 결과 연쇄적인 산모 사망의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였다. 마트에서 누구나 쉽게 살 수 있었던 이 제품으로 인해 14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56%)이 영유아인 사상 초유의 참사였다.

참사가 일어난 지 4년이 지났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 업체들의 사과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법 처리된 책임자는 없다.

가습기 살균제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것일까? 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오는 28일 방송.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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