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에릭 테임즈는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8년 만에 역대 3번째로 외국인선수 MVP(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테임즈가 24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넥센 박병호를 제치고 MVP를 수상한 뒤 기쁜 표정으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5 KBO리그 시상식
NC 창단 첫 MVP·역대 용병 3번째
삼성 구자욱, 김하성 제치고 신인왕
2015년 KBO리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는 에릭 테임즈(29·NC)였다.
테임즈가 24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투표수 99표 중 50표를 받아 44표의 박병호(29·넥센)를 제치고 MVP를 차지했다. MVP 못지않게 치열했던 신인왕 대결에선 구자욱(22·삼성)이 유효투표수 100표 중 60표로 김하성(20·넥센·34표)을 눌렀다.
테임즈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4년 연속 홈런왕·타점왕에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을 작성한 박병호의 수상을 예상했다. 박병호는 역대 시즌 최다타점(146개) 신기록까지 세웠다. 테임즈도 KBO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를 비롯해 타율(0.381), 장타율(0.790), 출루율(0.497), 득점(130개) 등 4관왕을 달성했지만, 상대가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뒀기에 수상을 낙관할 수 없었다.
그러나 MVP의 주인공은 테임즈였다. 불과 6표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테임즈는 “정말 기쁘다”며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야구 스타일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는데, MVP라는 좋은 결과까지 얻어 기분 좋다”고 밝혔다.
테임즈는 이번 수상으로 MVP에 얽힌 아픈 기억을 씻을 수 있었다. 그는 “201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더블A에 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 좋은 성적(타율 0.352·30홈런·110득점·120타점)을 내서 모든 선수가 ‘네가 MVP야’라고 했는데, 뉴욕 양키스 트리플A 브랜든 레이어드가 수상해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우려와 달리 이번에는 웃었다. 테임즈는 “나를 도와준 김경문 감독과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공을 돌렸다.
테임즈는 2015년을 최고의 해로 장식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가 됐다. 그의 눈은 벌써부터 2016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테임즈는 “지난해는 30홈런을 치고 싶었고, 올해는 40홈런을 치고 싶었는데 다행히 달성했다. 내년에는 50홈런을 목표로 뛰겠다”며 “50홈런-50도루도 염두에 두고 있다. 40홈런-40도루가 정말 힘들었지만 야구는 모르는 일 아닌가. 50홈런-50도루를 할지 누가 알겠는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성적이 내려간다는 것을 안다. 타격, 수비, 주루 등 모든 부분에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