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우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4주간이지만 열심히 훈련하고 오겠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
삼성 차우찬(28·사진)은 2015시즌 KBO리그 탈삼진왕이다. 그러나 24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루 전인 23일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충남 세종시 32사단으로 입소했기 때문이다. 개인 타이틀 수상은 선수 개인에게 무척 영광스러운 일.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법도 하다. 그래도 그는 입소를 앞두고 “시상식도 중요한 자리지만, 더 중요한 일을 하러 간다고 생각하기에 아쉬워하면 안 되는 것 같다”며 “비록 4주간이라 해도 열심히 훈련하고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사실 차우찬은 현재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지금 팔 상태가 조금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에선 데뷔 후 최다인 173이닝을 소화했다. 종전 최다이닝은 2011년의 148.2이닝이었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한국시리즈와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불펜으로 등판했는데도 선발투수들 못지않게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삼성과 국가대표팀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떠받쳤다. 차우찬은 “조금 쉬면서 팔을 점검해봤으면 좋았겠지만,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입소하는 일정이라 어쩔 수 없다”며 “성실하게 훈련 받고 돌아와서 재정비를 하면 된다”고 웃어 보였다.
얻은 것이 많은 2015시즌이었다. 2016년은 차우찬에게 더 중요한 해다. 데뷔 후 처음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무엇보다 삼성 마운드가 차우찬의 능력을 이전보다 더 많이 필요로 한다. 향후 국가대표팀의 주축 투수로도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차우찬은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 12를 통해 감독님들과 코치님들이 많이 믿어주신다는 걸 느꼈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올 가을의 경험들을 토대로 내년에도 많은 분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거듭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