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에 이어 신민아까지, 역변한 여주인공의 로맨스가 주목받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상 스토리가 단순하기 마련. 그럼에도 여배우들의 과감한 연기변신과 망가짐이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한다.
지난 11일 인기리에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작품은 역변을 겪은 폭탄녀 김혜진(황정음)의 ‘미생’ 스토리와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극 중 김혜진은 전교에서 제일 예쁜데 집도 부자인데다 공부까지 잘하고 성격마저 좋은 ‘첫사랑의 아이콘’이었다가 사춘기 시절 역변을 겪은 캐릭터다. 패션지 더 모스트의 관리팀 인턴에서 편집팀으로 차출돼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부편집장이자 첫사랑인 지성준(박서준)을 만나면서 미모의 여주인공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재역변한 김혜진과 지성준의 로맨스가 전개되면서 드라마의 인기와 시청률은 수식 상승했다. 첫 회 4.8%의 시청률을 기록한 ‘그녀는 예뻤다’는 지난달 29일 방송된 13회분에서 1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시청률, 올해 MBC에서 방영된 로맨틱 코미디 중 최고 수치다.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또 배우들의 인기 역시 상승세다. ‘역변녀’ 김혜진을 연기한 황정음은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연말 시상식 연기대상의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상대 지성준 역의 박서준은 차세대 한류스타로 급부상 중이다.
그리고 이런 열기는 ‘오 마이 비너스’가 이어가는 모양새다. 세계적인 유명 헬스트레이너 김영호(소지섭)와 ‘얼짱’에서 ‘몸꽝’으로 역변한 여자 변호사 강주은(신민아)의 다이어트 도전기를 그린 ‘오 마이 비너스’는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16일 첫 회 시청률 7.4%를 기록한 ‘오 마이 비너스’는 23일 방송된 3회에서 8.4%를 기록했다. 50부작으로 고정 시청층을 지닌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와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신민아의 열연이 돋보인다. 뛰어난 미모 때문에 데뷔 후 줄곧 러블리한 역할을 맡은 신민아는 ‘뚱녀’로 변신했다. 몸짱미녀 신민아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그럼에도 자신의 실제 몸인 것처럼 거침없이 망가지며 뚱뚱한 모습까지 사랑스럽게 만들고 있다. 특수분장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정도.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설정은 빤하지만, 여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인기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꼭 여주인공이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린 것이 인기의 주된 요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녀는 예뻤다’와 ‘오 마이 비너스’의 주된 시청층은 여성이다. 이들은 입소문에 따라 움직인다”며 “현실감 있는 여주인공 캐릭터가 온라인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드라마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MBC·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