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th 청룡영화제] 함께 웃고 울고…소문난 잔치에 먹을 떡 많았다 (종합)

입력 2015-11-27 0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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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생애 첫 남우주연상 ‘청룡서 나르샤’
‘거인’ 최우식-‘성실한…’ 이정현, 눈물의 수상 소감


치우치지도 외면하지도 않았다. 납득할 만한 수상이었다.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는 제36회 청룡영화제가 열렸다. 김혜수와 유준상이 진행을 맡았으며 전 과정은 SBS를 통해 생중계됐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신인남우상과 신인여우상의 영예는 최우식과 이유영에게 돌아갔다.

최우식은 ‘스물’ 강하늘 ‘악의 연대기’ 박서준 ‘소셜포비아’ 변요한 ‘강남 1970’ 이민호와 쟁쟁한 경합을 벌였다. 큰 영화들 사이에서 ‘거인’으로 수상한 그는 “수상 소감을 생각했다가 다 까먹어버렸다. 죄송하다. 첫 주연작인 ‘거인’으로 큰 상 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늘 이날을 잊지 않고 앞으로 항상 노력하는 배우 되겠다”고 눈물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후 같은 작품으로 신인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된 김태용 감독을 대신해 무대에 올라 대리 수상하기도 했다.

이유영은 ‘마돈나’ 권소현 ‘강남 1970’ 설현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박소담 ‘스물’ 이유비를 제치고 신인여우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주 제52회 대종상에서 영화 ‘봄’으로 신인여우상을 받은 것에 이어 또 한 번 기쁜 순간을 맞았다.

이유영은 “지난주 대종상에서 ‘봄’으로 상을 받고 이번 주에 ‘간신’으로 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상을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해서 수상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간신’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과 스태프 그리고 함께 고생한 여배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후 “7년 전 미용실에서 헤어 스태프로 일하다 생업을 포기하고 연기자가 되고자 했다. 힘든 시간이지만 응원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즐기고 또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우식, 이유영과 함께 신인상 후보에 올랐던 이민호, 박서준 그리고 설현은 배우 박보영과 함께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이민호는 “영화제 시상식은 아직 낯설다. 참석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진심으로 (신인남우상을 받은) ‘거인’의 최우식 씨에게 축하의 말을 하고 싶다”고 축하해 눈길을 끌었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국제시장’의 오달수와 ‘사도’의 전혜진이 수상했다.

‘천만요정’ 오달수는 “다리가 떨리고 머리가 하얘진다. 조진웅에게 부축이라도 받아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큰 상은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국제시장’에 함께 출연한 황정민을 비롯해 가족과 영화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전혜진은 “여기 있는 모두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20대 초부터 영화를 시작했는데 당시 나에게는 여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도’를 찍고 난 후에 이 모든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여기려고 노력 중”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오늘 즐기려고 한다”면서 남편 이선균에게 “여보 미안해. 오늘 좀 늦을 것 같아”라고 재치 있게 마무리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도 의외였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수상이었다. 이 영광은 ‘사도’ 유아인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의 품에 안겼다.

‘사도’ 송강호 ‘암살’ 이정재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정재영 그리고 ‘베테랑’ 황정민 등 영화계 형님들 사이에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받은 유아인. 그는 “굉장히 긴장된다. 이 상이 제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며 “‘사도’라는 작품으로 상을 받았지만 ‘베테랑’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아서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이어 “항상 부끄럽다. 행복하고 기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민망한 순간이 더 많다. 성장하는 인간이자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은 여우주연상 주인공으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예상치 못한 듯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감사하다. 굉장한 분들이 후보에 있는데 우리 작품이 정말 작은 영화라 나는 못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정현은 “‘꽃잎’ 이후 20년 만에 이곳에 와서 재미있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을 줘서 감사하다”며 “이를 기회로 다양성 영화들이 더 관심을 받아서 이것으로 한국 영화가 더 발전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000만 영화 ‘국제시장’과 ‘베테랑’ 그리고 ‘암살’도 빠지지 않고 수상 명단에 포함됐다. ‘베테랑’은 감독상을 받았으며 ‘국제시장’은 최다 관객상, 남우조연상, 미술상 등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암살’은 최우수 작품상과 기술상으로 2관왕을 했다. 이에 최 감독은 “버스도 안 다니는 시골에서 태어나 청룡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다니 출세한 것 같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 감독의 아내이자 ‘암살’ 제작사 안수현 대표는 “상을 한 개도 못 받고 가나 걱정하고 있었다. 큰 상 줘서 감사하다”며 “배우들 스태프들 그리고 관객들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또한 출연 배우를 대표해 “‘암살’을 아껴주고 사랑해준 1200만 명 이상의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많은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은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영화 ‘사도’였다. 이 작품은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여우조연상, 촬영 조명상 그리고 음악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제36회 청룡영화상 수상 명단>

▲ 최우수 작품상=‘암살’
▲ 감독상=‘베테랑’류승완
▲ 남우주연상=‘사도’유아인
▲ 여우주연상=‘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이정현
▲ 남우조연상=‘국제시장’오달수
▲ 여우조연상=‘사도’전혜진
▲ 신인남우상=‘거인’최우식
▲ 신인여우상=‘간신’이유영
▲ 신인감독상=‘거인’김태용 감독
▲ 인기스타상=박서준·이민호·박보영·설현
▲ 최다 관객상=‘국제시장’
▲ 촬영 조명상=‘사도’김태경·홍승철
▲ 음악상=‘사도’방준석
▲ 미술상=‘국제시장’류성희
▲ 기술상=‘암살’조상경·손나리
▲ 각본상=‘소수의견’김성제·손아람
▲ 편집상=‘뷰티 인사이드’양진모
▲ 단편영화상=‘출사’유재현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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