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의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2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미네소타의 제시 액수가) 많지는 않다. 생각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박병호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강정호 축하메시지…밥이라도 한번 사야
생각보다 적은 연봉 수준…협상은 희망적”
“자부심을 안고 떠난다.”
박병호(29·넥센)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박병호는 포스팅 최고액인 1285만달러(약 147억원)를 써내 단독교섭권을 따낸 미네소타를 방문해 구체적인 연봉 및 옵션 조항을 놓고 마지막 협상테이블을 꾸릴 예정이다. 협상기한은 다음달 9일 오전 7시(현지 8일 오후 5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메디컬 체크를 거친 뒤 계약서에 최종 사인을 할 전망이다. 박병호는 이날 출국 인터뷰에서 “협상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 세계 제일 잘 하는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선수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도전해보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 강정호의 따뜻한 말 한마디
낯선 환경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설렘을 전했다. 미네소타의 추운 날씨를 걱정하면서도 홈구장인 타깃필드를 보고 싶다고 전했다. 박병호는 “미국 진출은 아무나 해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새로운 리그에서 야구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다. 도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 경기 집중하고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강정호(피츠버그)가 좋은 길을 열었다. 밥이라도 한번 사야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와의 대화내용을 전했다. 박병호는 “(강)정호가 나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서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메이저리그에서 한달만 뛰어보라고 하더라. 메이저리그가 생소한 만큼 직접 부딪혀봐야 한다는 조언이었다”고 소개했다. 박병호도 어느 누구보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들과 대화를 겁내하거나 영어가 두렵진 않았다. 적응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주위 분들에게 많은 요청을 할 것이다”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 예상 밑도는 연봉? 희망은…
연봉협상 마감까지 열흘 정도 남았다. 미네소타 테리 라이언 단장은 “협상이 희망적이다.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 짓고 싶다”고 지역매체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미국 매체들은 포스팅 금액에 빗대 연봉은 500만달러(약 58억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병호는 “마지막으로 제안 받은 금액이 있지만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전하면서도 “(언론에 나온 것처럼) 금액이 많지는 않다. 생각보다 적은 수준이다. 옵션을 많이 넣을 수 없는 환경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미네소타는 포스팅에서 최고액을 써냈지만 ‘빅 마켓’ 구단은 아니다. 박병호 영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이번 포스팅을 진행했지만 연봉에서 큰 금액을 투자하는 데에는 주저하는 듯하다. 하지만 박병호는 도전하는 자세를 거듭 드러냈다. 특히 이번 미국행에서 마지막 협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빠른 적응을 위해 출전기회 보장을 원한다. 그는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조건에 신경 쓰고 있다. 현지에서 에이전트가 열심히 일을 진행해줬다. 가서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인사도 하고 대화도 해봐야 할 것 같다. 충분히 희망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국제공항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