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유한준. 스포츠동아DB
유한준 “고향인 수원에서 뛰고싶었다”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kt는 지난해 말 1군 데뷔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하지 못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 올 시즌 현장의 적극적 움직임으로 몇 차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주전 경쟁 속에 선전하며 1군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제 내년 시즌에 대비한 전력구성 책임은 구단에 있었다.
kt는 29일 넥센 출신 외야수 유한준(34·사진)과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계약금 36억원에 연봉 6억원이다. 30대 중반의 외야수로는 최정상급 대우다. kt 팬들에게는 그토록 바랐던 프랜차이즈 출신 정상급 FA 계약이다.
수원유신고 출신인 유한준은 200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현대에 2차 3라운드·전체 20위로 지명 받았고 2004년 동국대를 졸업한 뒤 입단했다. 수비가 좋은 오른손 외야수였지만, 신인 시절에는 현대의 전력이 막강해 많은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꾸준히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고, 2014년에는 122경기에서 타율 0.316(405타수 128안타)에 20홈런 91타점을 올리며 데뷔 첫 3할 타율과 20홈런을 달성했다. 올해는 139경기를 뛰며 타율 0.362(520타수 188안타)에 23홈런 116타점 103득점으로 더욱 크게 진화했다. 첫 100타점과 100득점을 기록하며 최다안타 1위와 타격 2위에 올랐다.
유한준은 2년 연속 빼어난 성적으로 이번 FA 시장에서 야수 최대어로 떠올랐고, 넥센과의 우선협상 결렬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 타 구단과의 협상이 개시된 29일 전격적으로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중반 “FA가 된 뒤 우리와 계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한준은 앞으로 3년 이상이 전성기다. 수비는 말할 것도 없이 국내 최고다. 타격은 이제 눈을 떴다. 성격과 성실성은 리그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계약 발표 후 kt 조범현 감독도 “굉장히 성실하고 진지하며 팀에 헌신하는 선수로 알고 있다. 우리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유한준을 보고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라운드뿐 아니라 클럽하우스에서도 제 몫을 해주길 기대했다.
유한준은 “고향인 수원이 연고지인 kt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kt의 구단 이미지, 홈구장 모두 마음에 들었다. 고참 선수로 신생팀의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고, 수원 팬들에게 더 큰 재미와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넥센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