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제주도 서귀포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 신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영상을 참고할 계획이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올림픽대표팀 1차 과제로 ‘수비 강화’ 강조
“최대한 빨리 바이에른 뮌헨(독일) 영상 확보할 수 있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올림픽축구대표팀 신태용(45) 감독이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이 시작되자마자 대한축구협회 지원스태프에게 한 부탁이다.
올림픽대표팀은 내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리우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대비해 서귀포에서 1차 강화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32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도하 입성에 앞서 차츰 규모를 줄여가며 울산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3차 전지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물론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위한 동영상 분석이 빠질 수 없다. 올림픽대표팀은 장소를 옮길 때마다 영상 미팅을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7일 시작된 서귀포 캠프에선 용인대와의 연습경기(2회)를 앞두고 2∼3차례 영상 공부를 한다. 그리고 선수들과 공유할 첫 번째 팀으로 신 감독은 ‘슈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을 지목했다.
그런데 신 감독이 특별히 콕 집은 경기가 있었다. 5일(한국시간) 열린 묀헨 글라트바흐와 바이에른 뮌헨의 독일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경기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1-3 패배를 맛봤다. 2015∼2016시즌 분데스리가 15라운드를 소화하며 바이에른 뮌헨은 13승1무1패를 기록했다. 3실점한 묀헨글라트바흐 원정이 유일한 패배다. 앞선 14경기에서 5실점으로 버티던 수비진이 붕괴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신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의 실점 장면에 대한 편집을 주문했다. 최강의 화력, 최소 실점을 자랑해온 바이에른 뮌헨 역시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일깨우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바이에른 뮌헨의 무기력한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배움의 의지일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신 감독은 서귀포 캠프의 1차 과제로 ‘뒷문 강화’를 꼽았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지향하지만 공격이 빛을 발하려면 든든한 디펜스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가대표팀 수석코치이기도 한 신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을 잘하면 이기지만 수비를 잘하면 우승한다”고 강조해왔다.
묀헨글라트바흐 원정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중반까지 압도하다 효율적인 상대의 역습에 차츰 무너졌다. ▲미숙한 공중 볼 대처 ▲오프사이드 트랩 실패 등 총체적인 수비불안에 발목을 잡혔다. 신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을 중심으로 강한 압박(수비), 빌드-업을 통한 공격 및 역습전개 등 다양한 부분을 세밀히 체크하겠다.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