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해진 ‘프런트’…롯데의 변신은 무죄

입력 2015-12-1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윤길현-손승락(오른쪽). 스포츠동아DB

FA 윤길현·손승락 등 취약포지션 완벽 보강
보상선수도 알토란…보고체계 일원화 효과

“롯데가 달라졌어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다. 모든 행동이 과감하고 빨라졌다. 다른 팀들이 ‘허를 찔렸다’고 탄식하는 일도 많아졌다. 갑자기 ‘스마트’해진 롯데, 이유는 무엇일까.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의 승자로 불리고 있다. 우선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윤길현과 손승락 영입으로 취약 포지션인 불펜을 보강했다. 여기에 FA로 한화에 이적한 심수창의 보상선수를 두고 규약의 허점을 노린 한화의 꼼수(보류선수 명단 제외로 FA 보상선수 명단에서 자동 제외)에 대해 ‘최영환 영입’이라는 강수로 한 방을 먹였다. 결국 심수창 보상선수로는 박한길을 지명하면서 한화의 투수 유망주 2명을 한꺼번에 데려와 즉시전력 외에 미래를 기약하기도 했다.

또 한화를 상대로 보상선수 지명을 최대한 늦추고, 손승락의 원소속팀 넥센에는 보호선수 명단을 빠르게 넘겨 박한길을 ‘자동보호’하는 능수능란함까지 보였다. 넥센이 보상선수 대신 보상금만 선택하면서 결국 잃은 건 베테랑 투수 김승회(윤길현 보상선수) 1명뿐이었다.

과거 롯데라면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변화는 손아섭과 황재균의 연이은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 때부터 예견됐다. 롯데 프런트는 당황하지 않고, 둘을 차례로 포스팅하는 방법을 찾았고, 둘 다 메이저리그 응찰 구단이 없어 롯데에 잔류하게 되면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FA 시장의 과감한 행보나 보상선수 지명을 두고 보여준 모습도 예전이었다면, 우왕좌왕했을 부분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간단해진 의사결정 체계다. ‘형제의 난’ 이후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사퇴하면서 보고체계가 일원화됐다. 단장-사장의 결재라인과 별개로 구단주대행에게 가던 ‘제2의 결재라인’이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수뇌부도 과감하고 빠른 결정을 내리면서 위, 아래로 빠른 진행이 가능하게 됐다. 부임 때부터 ‘개혁 의지’를 천명한 이창원 사장과 이윤원 단장 체제로 1년을 오면서 프런트 전체가 달라진 모습이다.

달라진 것은 또 있다. 지난달 부산시와의 사직구장 네이밍라이트 협상이 실패했으나, 협상 대가였던 ‘노후된 사직구장 조명탑 교체’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교체비용을 구장 관리주체인 시 대신 구단이 내기로 했다. 롯데는 향후 협상이나 팬 서비스, 경기장 환경을 고려해 직접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