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유승호·박보검… 1993년, 그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입력 2015-12-14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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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생 동갑내기 배우 유승호와 박보검 덕분에 연말 여심이 따뜻하다.

유승호는 SBS 수목극 ‘리멤버’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의 성장을 본격화했다.

‘리멤버’는 억울하게 수감된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천재 변호사 서진우(유승호)의 휴먼 멜로 드라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리멤버’는 방송 2회만에 시청률 9.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10%에 육박한 수치를 보여주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제대 후 처음 지상파 드라마로 대중을 만나는 유승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유승호는 목소리 톤부터 눈빛까지 서진우로 완벽 변신해 16년 차 배우로서의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극 중 아버지 전광렬이 알츠하이머 때문에 더 이상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변호인으로서 담담해야했다. 붉어진 눈시울로 절제된 슬픔을 연기하며 통곡 소리보다 더 먹먹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유승호는 영화 ‘집으로’로 데뷔했을 때부터 누나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치킨을 달라”고 고집을 부렸던 꼬마 유승호. 그러나 그는 어린 티가 나는 아역 이미지를 벗지 못한다는 평가 속에 꾸준히 성인 배역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서우와 출연한 MBC '욕망의 불꽃' (2010), SBS ‘무사 백동수’(2011), TV조선 ‘프로포즈 대작전’(2012), MBC ‘아랑 사또전’(2012), 윤은혜·박유천과 함께 한 MBC ‘보고 싶다’(2012) 등에 출연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 배우들과 호흡하며 케미스트리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리멤버’는 이 같은 우려 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 단언컨대 유승호의 연기 인생은 ‘리멤버’ 전과 후로 나뉜다.

박보검은 최근 특기를 재발견한 배우다. 그의 특기는 심장어‘택’. tvN 금토극 ‘응답하라1988’에서 택이로 분한 박보검은 사슴같은 눈망울로 매회 주목받는다.

박보검은 영화 ‘명량’ 토란 소년으로 존재감을 보여준 후 지난해 KBS2 드라마 ‘참 좋은 시절’ ‘내일도 칸타빌레’를 통해 국민 남자 친구가 됐다. 올해 KBS2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선 변호사 정선호 역을 맡아 사이코패스로 연기 변신을 했다. 처음 등장하자마자 범죄 증거를 인멸하며 시청자로부터 ‘진짜 살인마가 아닐까’라는 의심을 샀다.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미스터리 장르 특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응답하라1988’에서 분한 택은 바둑밖에 모르는 내성적인 소년이다. 택이에게 성덕선(혜리)은 새로운 세상이다. 말괄량이 성덕선도 택이 옆에선 어른스러운 여자가 된다. 택이의 침묵은 모성애를 자극한다. 특히 박보검의 눈은 택이의 이중적인 매력을 나타내는데 최적화돼 있다. 선하지만 날카롭다. 젓가락질에 서툴고 친구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웃기만 하는 천진난만함과 바둑 천재의 고독함과 고뇌를 동시에 나타내며 몰입감을 더한다.

박보검은 특유의 매력으로 ‘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어남류)’이라는 결론에 제대로 방해를 놓았다. 그의 애정 공세가 아픔 없이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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