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 발탁 황문기 “울산현대 유스 시스템 힘”

입력 2015-12-17 1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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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지난 14일(월) 울산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지난해까지 울산 U-18팀 현대고 소속으로 있다 졸업 후 아카데이카 드 코임브라(포르투갈 1부)에 입단한 미드필더 황문기이다. 포르투갈 생활 1년 6개월째에 접어든 황문기는 지난 9월 컵 대회를 통해 첫 데뷔전을 가졌다. 당시 황문기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 경기를 지휘하는 지휘자 같았다.”는 현지 평가를 받으며 미래를 기대케 했다.


황문기가 클럽하우스를 방문한 이유는 오는 17일(목)부터 울산에서 전지훈련을 가지는 국가대표 올림픽 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수) 오전 전지훈련에 참가할 선수 29명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현대고 출신 황문기 뿐만 아니라 현재 울산현대 프로팀 소속인 정승현, 이영재, 김승준도 포함되었다.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미리 귀국해 울산에 들어온 황문기는 며칠 동안 클럽하우스에서 휴식을 취하며 은사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후배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울산현대축구단은 오랜만에 클럽하우스로 돌아온 황문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울산 유소년 시스템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처음엔 실감이 안났다. 기쁘지가 않고 낯설었다. 장난인줄 알고 ‘진짜냐?’고 4번이나 물어봤다.”


황문기가 올림픽 대표팀 발탁 소식을 전해들은 건 훈련장에 나갈 준비를 할 때였다. 현대고 시절에는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되어 국제대회 출전 경력이 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첫 대표팀 선발이다.


황문기는 이번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린 원동력으로 ‘울산현대의 유소년시스템’을 꼽으며 그 중에서도 단합력과 시설을 언급했다.


“전통적으로 현대고가 명문팀이긴 하지만 박기욱 감독님(현대고)의 영향이 크다. 감독님께 가르침을 받으면서 ‘개인이 아닌 팀 전체를 위한 팀’이 최고의 팀이라는 걸 배웠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끼리의 단합력과 끈끈함이 생겼고 이는 다른 팀들에게는 찾아볼수 없는 현대고만의 장점이었다.”


“울산현대 클럽하우스도 국내에선 단연 최고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이렇듯 고등학교시절 좋은 환경에서 좋은 지도자를 만나 운동을 했기 때문에 지금 내가 포르투갈에서 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고 나아가 이번 올림픽대표까지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칠레월드컵에서 후배들 활약하는 모습 보고 뿌듯했다.”


황문기의 말처럼 울산현대 유소년팀은 12세, 15세, 18세 팀에서 프로팀까지 연결되는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해 꾸준히 우수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현재 프로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승규, 임창우, 정승현, 정동호, 장대희도 모두 산하 유소년 팀 출신이다.


특히, 올해는 FIFA U-17 칠레월드컵에서 현대고 4인방(이상민, 장재원, 이상헌, 오세훈)이 맹활약해 주목받기도 했다. 황문기도 포르투갈에서 후배들의 소식을 접했다.


이어 황문기는 “학교에서 같이 운동했던 후배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내가 3학년 때 이번에 칠레월드컵에 나갔던 후배들은 아직까지 나이도 어리고 피지컬이 부족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때 보니 급성장한 모습이 보였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황문기는 틈틈이 울산현대와 현대고 소식도 챙겨보고 있다. “현지에서는 시차와 인터넷 사정상 생중계로 보지 못하고 주로 하이라이트나 SNS에 올라오는 동영상을 본다. 현대고 같은 경우에는 내가 뛸 때도 좋은 팀이었지만 올해는 더 좋아졌더라. 내년에는 후배들이 더 좋은 활약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첫 올림픽 발탁,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겠다.”


끝으로 올림픽대표 합류를 앞둔 황문기는 들뜨기보단 차분한 모습으로 각오를 밝혔다.


“올림픽 대표팀에 들어가지만 울산 전지훈련이 끝나면 대표팀 인원은 23명으로 줄어든다. 그 최종명단에 남을지는 확실히 모른다. 당연히 마지막까지 이름을 올리고 싶지만 그렇다고 조급해하지는 않겠다. 너무 의욕이 앞서 조급해하면 막상 중요한 순간에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못 보여주기 때문이다. 여유를 가지고 훈련에 임하겠다.


또한 황문기는 “울산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구단이다. 해외진출 과정에서도 구단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구단과도 약속했지만 한국에 돌아오게 되면 당연히 울산이 먼저다.”며 울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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