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빅5 마라톤’ 극한 완주…“끝까지 책임감으로 버텼다”

기안84. 사진제공 | MBC

[스포츠동아 | 이정연 기자]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인생 첫 트레일 마라톤 ‘빅5 마라톤’에 도전해 끝내 완주에 성공했다. 한계를 넘나드는 극한 코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정신력이 깊은 울림을 남겼다.

]7일 방송된 MBC 예능 ‘극한84’에서는 ‘빅5 마라톤’ 출전을 앞둔 기안84의 혹독한 훈련과 실전 레이스가 공개됐다. ‘극한84’는 42.195km를 넘어서는 상상 초월 코스에 뛰어든 기안84가 극한의 마라톤 환경에서 스스로를 시험하고 끝까지 도전하는 과정을 담은 초극한 러닝 예능이다.

레이스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힘겨운 오르막 구간에서 기안84는 3km 지점부터 걷기 시작하며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그는 “첫 트레일 러닝이니까 뱁새처럼 가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오르막을 지나 펼쳐진 대평야는 또 다른 동력이 됐다. 기안84는 “야생 동물들과 함께 달리는 것 자체가 낭만”이라며 자연 속 러닝의 매력에 감탄했다. 말에게 인사를 건네고 가젤, 물소, 코뿔소 등을 바라보며 에너지를 얻은 그는 “달리기는 풍경을 100% 느끼게 해준다”며 웃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련은 내리막에서 시작됐다. 급경사의 트레일에 기안84는 “브레이크가 망가진 자동차처럼 무릎이 망가질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어지는 고온의 날씨와 긴 거리 역시 몸을 갉아먹었다. 10km 지점부터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지만 기안84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모래 바닥 구간에서는 걷기도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그는 “이건 마라톤과 아예 다른 운동”이라고 토로하면서도 “즐겁다. 기쁘다. 행복하다”며 마음가짐을 추슬렀다. 이내 모래 위에 눕고 시냇물로 갈증을 달래는 ‘동냥 러닝’으로 기력을 회복한 기안84는 “전 세계 어떤 산해진미보다 달릴 때 마시는 물이 제일 맛있다”고 말해 뭉클함을 더했다.

마지막 10km 앞두고 또다시 산악 코스가 이어지자 그는 “여기는 지옥”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죽음의 구간’을 넘어 36km 지점까지 도달한 기안84는 컷오프 1시간 전, 구토를 하면서도 한 걸음씩 내디뎠고 결국 완주에 성공했다.

기안84는 “크루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하니까 기어가더라도 시간 안에 도착하자는 마음이었다. 도착하면 또 무언가 깨닫겠지”라며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