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KBO FA타자 첫 ML행 ‘김현수는 개척자’

입력 2015-12-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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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17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는 김현수의 사진과 함께 계약합의 사실을 소개했다. 스포츠동아DB

2년 700만달러는 볼티모어 주전 기대치
성적 따라 2년 후엔 초대형 계약도 가능


박찬호(42)는 한국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개척했다. 류현진(28·LA 다저스)은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강정호(28·피츠버그)는 투수가 아닌 타자로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간 첫 번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김현수(27)는 사상 처음으로 KBO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가 된 타자로 메이저리그 입성을 앞두고 있다.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지 언론은 17일(한국시간) 2년 700만달러(약 82억6000만원) 계약을 예상했다. 성적에 따른 추가 옵션도 붙은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1994년 박찬호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한 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고교 유망주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줄을 이었다. 상대적으로 KBO리그는 대형 신인 가뭄에 시달렸다. 2012년 말 류현진의 다저스 입단은 KBO리그에서 일본프로야구를 거치지 않은 첫 번째 메이저리그 직행 사례로, 과거와는 전혀 새로운 길이었다. 고교 유망주들에게 한국 최고가 되면 훨씬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줬다. 강정호는 투수가 아닌 타자도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옮겨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리고 김현수는 포스팅이 아닌 완전 FA로 걸림돌 없이 메이저리그 팀과 당당히 협상했고,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을 얻어냈다. FA 1호 메이저리그 계약은 지난해 윤석민이었지만, 3년 보장 금액이 575만달러라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윤석민은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 조항이 오히려 독이 돼 빅리그 데뷔를 이루지 못한 채 국내로 돌아왔다.

그러나 김현수는 다르다. 메이저리그 프런트와 스카우트 출신인 대니얼 김 SPOTV 해설위원은 “볼티모어에게 2년 700만달러는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추가 옵션도 예상되는데,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음이 담겨있다고 본다. 2년 계약도 FA 선수였기 때문에 가능한 큰 성과다”며 “선수기용이 매우 공정한 벅 쇼월터 감독 밑에서 활약한다면 아직 20대인 2년 뒤 지금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대형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민은 3년 계약에 묶였고, 포스팅으로 진출한 류현진은 6년, 강정호와 박병호는 나란히 4년에 구단 옵션 1년이 추가된 장기계약을 했다. 김현수는 2017년까지 연평균 41억원의 보장 연봉을 받은 뒤 초대형 계약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한 두 갈래 길 중 포스팅이 아닌 FA를 택해 이룬 대성과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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