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리, ‘연기’와 ‘무용’ 넘나드는 단 한 명의 배우

입력 2015-12-19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한예리. 스포츠동아DB

배우에게도 ‘로망’은 있다.

도전하고 싶은 영화나 배역 혹은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들을 향해 갖는 ‘사적인’ 마음이다.

배우 한예리(31)에게도 로망은 있다.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고, 다만 차근차근 실현해 가고 있을 뿐이다. 화려하게 눈에 띄지 않지만 어디서든 제 몫을 해내는 진중함으로 관객과 깊은 신뢰를 쌓아가는 배우다운 행보다.

얼마 전 개봉한 로맨틱코미디 영화 ‘극적인 하룻밤’은 한예리가 지닌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무대였다.

마음과 몸, 돈까지 ‘받쳤던’ 옛 남자친구가 돌연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이지만 좌절하거나 슬퍼하는 대신 자신의 마음을 채워 줄 새로운 사랑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선 인물을 그려냈다.

한예리는 “여배우라면 누구나 원하고, 나 역시 언젠가는 ‘하면 좋겠다’고 여겼던 장르가 바로 로맨틱코미디”라고 했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이 될 때까지 기다린 장르”라고도 했다.

영화에서 한예리의 상대는 윤계상. 둘은 마음 보다 먼저 ‘몸’을 나눈다. 장르의 특성에 맞게 한예리는 유쾌하고 엉뚱한 매력을 드러낸다. 앞서 ‘동창생’이나 ‘해무’ 등의 영화로 봐오던 한예리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한예리는 그 ‘다르다’는 느낌의 근원을, 자신을 둘러싼 ‘편견’이라고 짚었다. 예를 들면 “한예리는 어두운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고 여기는 대중의 편견이다.

“실제로 나는 특정한 장르의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내가 어두울 거라고 여기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오해이다.(웃음)”

그는 연애를 할 때도 솔직한 편이다.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굳이 마음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라고 했다. 만약 자신을 두고 떠나는 남자가 있다면, “붙잡지 않는다”고 했다. 일에도, 사랑에도 자신감에 차 보였다.

배우 한예리. 스포츠동아DB



● 배우 안성기와의 작업…또 다른 ‘로망’의 실현

한예리는 최근까지 영화 ‘사냥’ 촬영에 집중했다. 영화는 금맥이 발견된 탄광을 차지하려는 주민과 사냥꾼의 이야기다. 탄광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의 출연을 내심 욕심 낸 이유는, 주연으로 참여하는 배우 안성기에 있다.

“‘사냥’을 선택한 단 하나의 이유를 꼽으라면 안성기 선배님과의 작업을 원해서였다. 함께 촬영하면서 그분의 연륜에서 나오는 넉넉함을 봤다. 나이 듦을 책임지고 있는 배우 같다는 느낌이다. 멋있다.”

그로 인해 한예리는 자신의 10년 뒤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10년 뒤엔 40대 초반의 나이다. 지금과는 많이 다르겠지. 부모 역할도 하고 누군가의 아내, 며느리 역도 할 테고. 얼굴도 많이 변해있을 것 같다. 그게 무엇이든 차근차근 받아들이려 한다.”

한예리를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또 다른 분야는 ‘무용’이다.

예고를 다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그는 배우로 활동하는 도중에도 매년 무용 공연은 빼놓지 않는다. 한국무용가 정신혜 교수가 이끄는 정신혜무용단과 협업하고 있기도 하다.

한예리는 “매년 무용 공연은 꼭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다.

“무용 할 때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온전히 내 몸에만. 그런 작업은 나에게 특별한 힐링이다. 무용은 철저히 내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내 안의 근육 하나하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것에 집중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한예리는 내년에 또 한 번의 무용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연기와 무용, 서로 다른 창작의 세계를 넘나드는 단 한 명의 배우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